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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국 막아달라는 감염학회 회장님께 그리고 방역당국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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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운  소설가. 필자는 "<가짜화가 이중섭쓸 때 서귀포 이중섭 갤러리에서저 황소(그림), 6.25 전쟁을 겪지 않았으면 저렇게 울부짖지 않는다. 6.25전쟁으로 빨갱이 소리 듣고밥 대신 게 잡아먹고처자식 잃고질병을 얻은 뒤에 나온 위대한 작가가 이중섭이다그냥 이중섭은 없다."고 했다.   ©브레이크뉴스

세상에는 3차원 사고법이 있고 4차원 사고법이 있다. 전구 만들려는 사람들이 필라멘트 재질만 고민할 때 토머스 에디슨은 산소를 차단할 생각을 하여 전구 발명가가 된다. 남들이 "에이, 사과가 썩었나 왜 떨어져?" 할 때 아이작 뉴턴은 그 사과를 보고 중력을 알아냈다. 남들이 전신기로 문자를 주고받을 때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은 목소리를 주고받기로 하여 전화를 발명했다.

 

감염학회 회장의 말은 옳다. 외국인 입국을 막으면 우리는 감염병관리가 더 쉽다. 그러나 나라를 경영하는 지도자 입장에서는 그것만 보면 안된다. 우리는 무역으로 먹고사는 나라다.

 

KOREA라는 브랜드로 우리 제품을 국제시장에 팔아야 국민들을 먹여살릴 수 있다. 브랜드가 얼마나 중요한지 의사들이 어찌 알랴마는, 미스터트롯, 미스트롯 봐라. 그렇게 노래 잘해도 경연 전에 그들은 군고구마 팔고, 액세서리 만들어 먹고 살았다. 세상은 이런 것이다. 나도 서른두 살이 되도록 청탁을 받아본 적이 없다. 그런데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다르지 않건만, 밀리언셀러 하나 나오니까 그때부터는 원고 쓸 시간이 모자르더라.

 

KOREA, 세계인의 기억 속에 우리나라는 아직도 전쟁 중인 나라다. 가난한 나라, 머리에 이가 들끓고, 피죽도 얻어먹지 못해 깡마른 사람들이 지게 지고, 보따리를 머리에 이고 다니는 나라다. 전후 70년 동안 죽을힘을 다해 겨우 삼성, 엘지, 현대 같은 브랜드로 '굶지는 않고 먹고살만한 개발도상국'쯤으로 올라섰다.

 

지금 KOREA란 나라는 무료로 병 치료해주고, 외국인도 무료로 치료해주고, 미친 듯이 검사하여 질병 감염 유무를 신속히 알아내고, 온국민이 성금을 보내고, 응원하고, 물품을 기부하고, 의사와 간호사와 구급대원들이 전국에서 몰려드는 신기한 나라가 됐다. 사재기 없고, 라면 정도는 주문만 하면 단 몇 시간만에 현관까지 딱 와 있다. 두고 보라, 이런 나라 구경하기 어렵다. 좀 자랑스러워 해도 된다.

 

일제 때는 우리 국민이 남의 나라에 끌려가 총알받이되고, 그들의 성노리개로 더럽혀져도 단 한 명 구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우한으로, 페루로, 이태리로, 미얀마로, 베트남으로 우리 비행기를 보내 "고국으로 돌아오라, 다 치료해주겠다'고 한다.

 

당신들은 KOREA가 이렇게 되었다는 게 실감이 나는가? 내 할아버지들은 우리 손자들을 굶겨가며 만주에 독립자금을 모아보냈다. 그래서 가난하게 사는 형제들이 많다. 하지만 그 덕분에 우리가 이렇게 잘살고 있다는 그 하나로 만족한다.

 

의료진에게 물론 무지 미안하다. 당신들의 희생과 봉사를 몰라서 이러는 게 아니다. 그러니 조금 더 애쓰자.

 

, 의대 4학년생들을 어서 수료시켜 현장으로 보내자. 간호대 4학년들을 어서 수료시켜 방역 현장으로 보내자. 경찰대 4학년들, 방역안전원(대형공사장의 유도원 같은)으로 보내 이들이 집단시설 방역 상태를 검사하게 하자. 6.25 ,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하자마자 적지가 되었던 우리 충청도, 수복되자마자 군인들을 징집해 전선으로 내보냈다. 내 숙부, 겨우 스무살인데 할아버지가 등떠밀어 딱 3개월 훈련받고 소위 계급장 단 채 전선으로 달렸다. 장교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전쟁터에 투입되는 바람에 불과 몇 달만에 전사했다. 시신, 아직도 못 찾았다.

 

지금 우리가 겪는 이 위기, 백수십 년만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특이한 현상이다. 지혜를 모으고, 서로 도와야 한다. 총선만 아니면 국민이 똘똘 뭉쳐 더 잘 싸울 텐데, 그놈의 선거 때문에 서로 물어뜯고 할퀴느라 바쁜 족속들이 있다. 그래도 참자. 그런 잡놈들이야 어느 시대, 어느 땅엔들 없었겠는가. 정신 차리는 사람만 차려도 된다. 다 잘할 수는 없다. 나만 잘하면 된다.

 

쇠는 벼릴수록 강해지고 지란은 불에 탈수록 향기롭다. <가짜화가 이중섭> 쓸 때 서귀포 이중섭 갤러리에서. 저 황소, 6.25 전쟁을 겪지 않았으면 저렇게 울부짖지 않는다. 6.25전쟁으로 빨갱이 소리 듣고, 밥 대신 게 잡아먹고, 처자식 잃고, 질병을 얻은 뒤에 나온 위대한 작가가 이중섭이다. 그냥 이중섭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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