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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뉴스 김영록 기자=최근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의 AI(인공지능) 알파고의 바둑 대결이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9일 열린 첫 번째 대국에서 AI인 알파고가 승리를 거두자, 일부에서는 로봇이 인간을 넘어선 날이라며 알파고를 치켜 세우기도 했다.
물론, 앞으로 4번의 대국이 남아있어 최종 결과를 판단하기에는 이르지만, 이날 대국을 통해 인공지능이 상당한 발전을 이뤘다는 것을 엿볼 수 있었던 사례였다.
이런 인공지능의 활약은 비단 바둑뿐만이 아니라 금융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은행과 증권사를 필두로한 금융업계는 ‘로보어드바이저’라고 불리는 인공지능 자산관리 서비스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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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은행권을 살펴보자면 최근 KEB하나은행은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및 하나금융투자와의 협업을 통해 자체 개발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인 ‘Cyber PB’를 오픈했다.
Cyber PB는 PB의 자산관리 노하우와 로보어드바이저가 접목된 온라인 자산관리 서비스로, Cyber PB는 ▲설문지 분석 ▲투자목적 분석 ▲시뮬레이션 ▲모델 포트폴리오 제안 ▲포트폴리오 제안 등 총 5단계로 진행된다.
KEB하나은행은 손님이 직접 입력한 정보를 바탕으로 투자자의 성향을 진단해 투자목적을 분석한 후 1:1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공함으로써 여타 서비스와 차별화를 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KB국민은행은 국내 대표 로보어드바이저 회사 중 하나인 쿼터백 투자자문과 협업을 통해 ‘쿼터백 R-1’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1월 출시된 쿼터백 R-1은 로보어드바이저 자문형 신탁상품으로, 쿼터백 자체 알고리즘을 통해 6개 자산군과 77개 지역, 920조개 이상의 빅데이트를 분석해 최적의 투자대상을 선별해준다.
수익률 성적도 합격점이다. 쿼터백 R-1이 출시일부터 지난달 25일까지 올린 수익률은 약 2%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타 펀드들의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상황에서 쿼터백 R-1의 수익률은 높은 수준으로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우리은행과 신한은행도 조만간 로보어드바이저 관련 상품 및 서비스 등을 출시할 계획이다.
증권업계도 로보어드바이저 도입에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섰다. 삼성증권은 로보어드바이저 자체 개발을 마치고 올해 상반기 중 선보인다는 예정이며, 핵심기술 등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된 플랫폼은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 선물 등 다양한 상품에 대한 포트폴리오 구성과 자산 재조정, 매매 등에 이르는 과정을 알아서 처리해 준다.
HN투자증권은 지난해 업계 최초로 로보어드바이저 ‘QV 로보 어카운트’를 출시했다. QV 로보 어카운트는 코덱스200 등 ETF 투자를 실행 중이며, NH투자증권은 앞으로 펀트 투자도 가능한 인공지능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또한, 유안타증권도 햇빛구간, 안개구간 등 일기예보 개념을 주식트레이딩에 접목시키고 매도 추천 종목까지 제시하는 인공지능 HTS인 ‘티레이더 2.0’을 출시한 바 있다.
티레이더 2.0은 실전투자 시스템인 마이티레이더의 서비스를 대폭 강화한 것으로, 주식 투자시 매수·매도에 어려움을 겪는 개인투자자에게 상승구간과 하락구간을 제시해 성공적인 투자를 돕는 것이 특징이다.
이 밖에도, 동부증권과 대신증권, 현대증권, KDB대우증권 등이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출시했고, 앞으로 출시를 계획 중에 있다.
물론, 로보어드바이저가 모든 면에서 강점을 갖고있는 것은 아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인건비 절감과 체계적인 관리, 높은 활용성 등의 장점을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일부에서는 그 한계를 지적한다.
인공지능의 알고리즘이 아무리 치밀하더라도 투자자의 사소한 리스크까지 감당하기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로보어드바이저가 온라인·비대면서비스인 만큼 고객이 로보어드바이저의 제안을 이해하기 어려울 가능성도 있다.
이에 은행들은 일임형 개인자산종합관리계좌(ISA)에 로보어드바이저가 취급할 수 있는 상품을 담아 파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지만, 결국에는 로보어드바이저에게 금융맨들의 자리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관측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