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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노조는 회사를 상대, 과격한 투쟁만 일삼는 조직인가? 그렇다? 아니다? 이런저런 논쟁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최근 투쟁 일변도의 대기업 노조들이 회사를 살리는 쪽에 무게를 둔 공생공존 활동을 하는 노조들이 눈에 띤다.
그래서인지 한국경제신문 9월24일자에는 회사를 살리려는 노조들에 관한 이색기사가 게재됐다. 이 신문은 “회사가 어렵다고? 그럼 우리가 살려야지!…SK하이닉스·한진중공업·쌍용차 노조의 '변신'” 제하의 기사에서 노조가 획기적으로 변화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이 신문은 ▲SK하이닉스 ▲쌍용자동차 ▲한진중공업 ▲LG전자 노조의 크게 변화된 노조활동을 소개했다, 기사는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사는 최근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 회원들이 매일 확성기와 꽹과리를 동원해 시위를 벌이고 있어서다. 삼성이 반도체 공장 직업병 피해자 보상을 위해 1000억원을 내놓겠다고 했는데도, 이들은 ‘공익재단’을 설립하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같은 반도체업체지만 SK하이닉스는 다르다. 일부 외부단체는 초기에 삼성전자와 똑같은 이유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를 차단하고 나선 건 노조였다. 노조는 “우리 조합원 건강은 우리가 챙긴다”며 간섭을 원천 차단했다. SK하이닉스 노조는 지난 6월 올해 임금인상분의 일부를 협력사와 공유한다고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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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노조에 대해서는 “2009년 사업장을 바리케이드로 둘러치는 초강경 ‘옥쇄파업’으로 유명했다. 지금은 아니다. 말 그대로 환골탈태했다. 당시 강경 투쟁에 지친 조합원들이 전국금속노동조합에서 탈퇴했다”면서 “지금은 ‘회사가 살아야 월급도 나온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노조와의 관계가 회복되면서 쌍용차는 모기업 마힌드라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 신문은 한진중공업 노조에 대해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강성’이었다. 불과 4년 전만 해도 그랬다. 타워크레인 농성은 아직도 TV 자료화면으로 나온다. 지금은 아니다. 조선업계 노조의 공동파업에 맨 먼저 불참을 선언할 정도로 확 달라졌다. 거래처에 '납기를 준수하고 품질을 보장할 테니 물량을 달라'고 탄원서를 보내기도 했다“고 사실을 알렸다. 뿌만 아니라 LG전자 노조에 대해선 ”‘노조의 사회적 책임(USR)’이라는 용어까지 만들었다. 노조가 앞장서 봉사활동 등을 하며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알렸다.
기업 내부 노조가 애써 기업의 어려움을 알아차려 기업을 소생시킨다는 내용의 기사 말미에는 이런 노조들은 상급노조한테 밉보인다고, 그 실상을 전하고 있다.
이런 기사, 노조가 회사를 살리기 위해 앞장선다는 내용, 이런 내용을 경제전문 일간신문에서 보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불경에 “사자신충(獅子身蟲)이란 말이 나온다. 큰 사자는 외부의 맹수한테 잡아먹히는 게 아니라 몸 속의 작은 벌레 때문에 사망한다는 뜻이다. 동물의 왕으로 통하는 사자의 죽음 뿐만 아니라, 거대 기업들의 경우도 기업내부의 과격한 노조활동으로 피폐해지다 결국은 문을 닫은 사례도 많다.
우리 기업사에서 노조 때문에 눈물을 흘린 사업주들이 많다. 노조의 과격한 활동이 기업을 무너뜨린 예도 부지기수이다. 회사의 어려움을 노조가 알아차리고 함께 그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동참, 회사를 살리고 있는 노조들이 더 늘어났으면 한다.
국제적으로 국제경제가 하강 하는 시기다. 우리나라 기업들과 노조들도 회사와 노조가 함께-더불어 사는 동생(同生)운동의 확산이 기대된다. SK하이닉스-쌍용자동차-한진중공업-LG전자 노조의 기업회생 동참운동이 큰 빛을 봐, 오래오래 노사가 공존공생하는 기업으로 지속 성장하기를 바란다. “SK하이닉스-쌍용자동차-한진중공업-LG전자 노조, 공생공존 운동 칭찬해요!" moonilsuk@naver.com
*필자/문일석. 시인. 본지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