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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통합민주당 전 대표는 7일 남양주 다산 정약용 선생의 묘역을 찾아 묘제·헌다례에서 처음으로 술잔을 올리는 초헌관을 맡았다. 이어 '다산 정약용에게 배우는 오늘의 지혜'라는 주제로 특강을 했다.
주목할 것은 손 전 대표가 다산 정약용선생의 실학정신을 상기시키고자 강진에 서 올라와 대중 앞에 섰다는 점이다. 그가 칩거하고 있는 전남 강진은 다산 정약용 선생이 유배되어 귀양살이를 하던 곳이다. 그는 이곳에서 다산 정약용선생의 정신을 통하여 오늘의 정치상황을 풀 해결점을 찾고자 강진을 찾았다고 볼 수 있다.
아마 정계은퇴 이후 가장 많은 카메라 세례를 한 몸에 받으며 실학박물관 대강당에서 입추의 여지없이 꽉 들어 찬 청중들을 향해 열강을 한 것이다. 다음은 강연의 주요 내용이다.
손학규 강연 주요 내용
제가 강진을 간 이유는 2014년 7.30 보궐선거에서 패배 한 후 국민이 나를 받아주지 않아서 강진을 갔습니다. 다산 선생은 시대를 초월해서 우리에게 실학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기에 좀 더 가까이서 다산 선생의 체취를 느끼기 위해 강진을 선택한 것입니다.
강진은 도강과 탐진(섬나라)이 합해져서 강진이 되었습니다. 강진은 선생께서 비록 멀리 귀양을 왔지만 물산이 풍부한 덕분에 500여권의 저술과 연구 활동을 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특별히 이곳 실학박물관은 제가 경기도지사로 있을 때 상수원지역이라 불가능한 지역인 이곳을 국토건설부 규제를 완화시켜 겨우 마련한 저에겐 의미있는 곳입니다. 또한 170주기 때 참석한 후 10년만에 또 다시 찾게 되어 감회가 새롭습니다.
정약용(1762~1836)선생은 조선 중기의 실학자입니다. 다산 정약용선생의 관직 생활 18년 유배 생활18년, 유배에서 향리로 돌아와 생을 마치기 전까지의 18년, 제자 18명을 통하여 저술과 연구 활동을 하였습니다. 다산은 학문연구와 더불어 당시 조선사회에 대한 성찰을 통해서 실학사상을 집대성한 조선 시대의 대표적 지성이었습니다. 다산은 정조의 치세기였던 시절에 관직에 나서긴 했지만 그 당시 정3품의 벼슬인 형조참의를 끝으로 물러났습니다. 형조참의 위로는 형조판서와 형조참판이 있는데 지금으로 보면 법무부의 서열 3위에 해당되는 법무부의 차관보쯤이 되지 않을까 여겨집니다.
다산은 조선 시대에 직면해있던 봉건적 폐단을 극복할 수 있는 방편으로 실학사상을 집대성했습니다. 그의 사상적 기반인 성호학파의 경학적 기초위에서 비판적이고 개혁적인 학문풍토를 계승한 위대한 실천적 인물로 지방자치가 도입된 이후 오늘 날 모든 목민관들이 정치적 사표로 삼고 있습니다.
다산은 토지의 공유와 균등분배를 통해 경제적 평등의 실현을 기초로 하는 그의 경제사상이나 인정과 덕치를 통한 민본주의적 왕도정치를 핵심으로 삼는 사상을 기본적으로 하는 성호 이익의 실학을 계승, 발전시켰습니다.
게다가 유배 18년 동안 목민심서, 경세유표, 흠흠신서, 여유당전서 등 500여 권의 책을 저술했으며 당대 최고의 지성이며 개혁 사상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다산 정약용선생의 삶과 철학이 200여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다산 선생이 꿈꾸던 세상이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인권중시, 평등사상 등은 여전히 우리가 흠모하고 계승 발전시켜야 할 숭고한 정신입니다. 그러기에 그의 정신이 지금 우리에게 살아 움직이는 것은 진보적 실용주의로 대별되는 다산 실학, 6경4서를 통하여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는 다산 경학, 2500여수의 주옥같은 다산 시론은 우리 정치 사상사에 빼놓을 수 없는 가치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다산 선생이 생존해 있을 때는 세계사적으로 변화와 개혁의 시대였습니다.
18세기 중엽에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 미국독립운동(1776), 프랑스 대혁명(1789),공산당 선언(1848)은 선생의 사후에 일어난 사건이지만 세계가 격변의 시대였습니다. 당시 다산 선생은 서학과 천주교를 접하면서 서구문물을 받아들였지만 신유박해를 통하여 온 집안이 쑥대밭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객관적 역사적 사료를 보면 다산 선생은 수차에 걸쳐 천주교인이 아니라고 상소를 하였지만 당쟁의 희생물로 강진으로 유배를 가게 되었습니다.
한편으론 만약 다산 선생께서 당쟁의 희생물로 유배를 가지 않으셨다면 과연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500여권의 저술을 할 수 있었을까를 생각해봅니다.
다산은 정조대왕 치세기에 화성행궁 행차에 배다리를 건설한 공로가 인정되어 화성행궁축조에 참가하게 됩니다. 원래 화성축조는 10년을 계획했던 것을 정약용선생이 개발한 거중기를 통하여 무려 2년9개월의 공사기간을 단축하여 경비 4만냥을 절약하게 됨으로써 경세가로써의 자질을 유감없이 발휘하게 됩니다.
사람들이 저에게 묻습니다. 지난 날 강원도에서 기거할 때는 수염도 길었는데 왜 강진에 간 이후로는 수염도 깎고 깨끗하게 하고 있느냐? 고 묻습니다.
다산 선생이 4년 동안 머무르던 사의제라는 곳이 있었는데 사의제란 첫째, 마음을 깨끗이 하고 둘째, 용모를 바르게 하고 셋째, 말 수를 줄이고 마지막으로 행동을 바르게 하라는 가르침에 따라 매일 면도를 하며 행동을 바르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청중 웃음)
다산 서거 180주년 실학정신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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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선생께서는 병신년에 돌아가셨는데 육십 갑자가 3번 돌아와 올해가 서거 180주년인데 우리는 무엇을 생각하고 실학정신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실학정신은 개혁, 공염(공정,공평,정의,평등,청렴)자세로 민생을 챙기고, 없는 자를 구제하고 백성을 편안히 살게 하는 것이라고 설파했습니다. 실학정신은 개혁사상이고 사회를 바꾸고 실천하는 학문이다. 그는 없는 자, 힘없는 농민들이 당시 조선시대 잘못된 조세제도가 탐관오리를 양산하고 민초들을 뿌리 채 뽑혀 초근목피로 연명하는 백성들의 편에 서서 탐관오리를 척결하고 사회를 올바르게 바꿔보자는 개혁사상이 실학의 근본이라고 풀어 나갔다.
다산 정약용(茶山 丁若鏞)선생이 유배생활 초기에 쓴 시를 당시 시대상을 좀 더 알아보기 위하여 손 대표께서 소개한 “애절양”을 여기 옮긴다.
애절양(哀絶陽) - 남근을 잘라버린 서러움
蘆田少婦哭聲長(노전소부곡성장) 노전마을 젊은 아낙 그칠 줄 모르는 통곡소리
哭向縣門號穹蒼(곡향현문호궁창) 현문을 향해 가며 하늘에 울부짖길
夫征不復尙可有(부정불복상가유) 쌈터에 간 지아비가 못 돌아오는 수는 있어도
自古未聞男絶陽(자고미문남절양) 남자가 그 걸 자른 건 들어본 일이 없다네.
舅喪已縞兒未澡(구상이호아미조) 시아버지는 삼상 나고 애는 아직 물도 안 말랐는데
三代名簽在軍保(삼대명첨재군보) 조자 손 삼대가 다 군보에 실리다니
薄言往愬虎守閽(박언왕소호수혼) 가서 아무리 호소해도 문지기는 호랑이요
里正咆哮牛去皁(이정포효우거조) 이정은 으르렁대며 마굿 간 소 몰아가고
磨刀入房血滿席(마도입방혈만석) 칼을 갈아 방에 들자 자리에는 피가 가득
自恨生兒遭窘厄(자한생아조군액) 자식 낳아 군액 당한 것 한스러워 그랬다네.
蠶室淫刑豈有辜(잠실음형기유고) 무슨 죄가 있어서 잠실음형 당했던가.
閩囝去勢良亦慽(민건거세양역척) 민땅 자식들 거세한 것 그도 역시 슬픈 일인데
生生之理天所予(생생지리천소여) 자식 낳고 또 낳음은 하늘이 정한 이치기에
乾道成男坤道女(건도성남곤도녀) 하늘 닮아 아들 되고 땅 닮아 딸이 되지
騸馬豶豕猶云悲(선마분시유운비) 불깐 말 불깐 돼지 그도 서럽다 할 것인데
況乃生民思繼序(황내생민사계서) 대 이어갈 생민들이야 말을 더해 뭣 하리요.
豪家終歲奏管弦(호가종세주관현) 부호들은 일년 내내 풍류나 즐기면서
粒米寸帛無所捐(입미촌백무소연) 낟알 한 톨 비단 한 치 바치는 일 없는데
均吾赤子何厚薄(균오적자하후박) 똑같은 백성 두고 왜 그리도 차별일까
客窓重誦鳲鳩篇(객창중송시구편) 객창에서 거듭거듭 시구 편을 외워보네.
국가가 계획하고 실천하는 시대는 지났다. 국가는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뒷받침하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
조선, 자동차, 반도체 등이 한계에 와있다. 대. 중소기업이 저성장의 덫에 걸려 희망이 절벽이다. 우리 사회는 지금 양극화가 심화되고 경제적 불평등이 갈수록 심화되어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양극화와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고 무엇을 해서 먹고 살며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 것은 둘이 아니라 하나이다. 이것은 펀더멘탈 위기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전 세계적인 현상 즉, 메가 트랜드 현상이다. 한반도를 둘러 싼 우리나라에서 G2인 미국과 중국이 충돌하고 있다. 특히 손 전 대표는 “도탄에 빠진 민생을 구하고 파탄에 빠져있는 남북관계와 동북아 외교관계를 제대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살기가 어려워지고, 남북관계도 상당히 어려워졌다"며 "한반도가 평화 구심점이 돼야 하는데 분쟁의 중심이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우리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 한반도를 평화의 중심지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세계는 석유, 석탄 등 탄소 에너지 시대가 가고 지구 온난화에 따른 신재생 에너지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세계열강들은 자원 확보를 위하여 혈안이 되어 있고 제품혁신에 올인하고 있다. 독일은 4차 산업혁명에 앞장서 가고 있고 세계는 신경제 냉전체제에 들어간 형국이다. 우리의 기존 장치산업을 잘 지켜나가면서 동시에 우리도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미래의 핵심 산업을 개척하기 위하여 인공지능, 바이오, 우주 항공산업, 무인 자율 자동차, 드론, 나노 산업 등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이젠 국가가 모든 걸 계획하고 실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국가는 새로운 신성장동력 산업의 발전을 위하여 새로운 환경을 만들고 뒷받침하는 리더십이 오늘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리더십이다.
비록 정치를 하지 못하는 다산 선생은 세상을 다스리는데 유서를 쓰는 심정으로 후대에 남긴 경세유표!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서 오는 행동실천으로 모든 목민관들의 사표가 되는 목민심서의 정신은 우리가 세계를 향하여 도전하는 도전정신이고 사회를 변화하고 개혁시키고자하는 진정한 리더십이라고 강조했다.
만약 이번 총선에서 야권분열로 더민주나 국민의당이 참패할 경우 야권 내에서는 새로운 대안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이다. 그럴 경우 손 전 대표의 부상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국민의 명령으로 그의 정계복귀는 가속화 될 것으로 예측된다. 손대표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 hpf21@naver.com
*필자/김충열. 정치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