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현행 3명인 부시장 수를 7명으로 늘이고 3급 이상 행정기구의 수도 23개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한다. 또한, 보좌기구는 14개로 확대토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뿐만 아니라 2012년에 2명에 불과했던 서울시 소속 변호사는 2015년 9월 현재에는 24명으로 대폭 늘어있는 상태다.
시를 위한다는 것이 전제이지만, 박원순 서울시장은 자신의 사비(私費)가 아닌 서울시의 시비(市費)로써 자기 세(勢)를 합법적으로 늘이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물론, 박원순 서울시장의 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일련의 행각들이 전혀 이해할 수 없는 행위는 아니다. 2017년 연말 대선을 겨냥하여 지금부터 차곡차곡 자기 세(勢)를 늘여가지 않으면 안되는 입장이라는 것도 안다.
서울시장이라는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자신의 세(勢)를 불리고, 그 과정에서 소요되는 비용을 사비(私費)나 정당한 후원금이 아닌 서울시의 시비(市費)를 사용하고 있다면 이는 한마디로 말해서 파렴치한 짓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자신이 지금 이 자리에 오기까지 자신을 도와주었던 사람들에게 보은의 차원으로 ‘없었던 자리’를 인위적으로 만들어서라도 보은을 하려는 태도를 가진 것이라면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이미 세간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최근 행각에 대해 이런 의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이다. 이것은 많은 사람들이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해서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기 때문이 아니라, 박 시장의 의도를 사람들이 꿰뚫어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는게 보다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물론, 박 시장측에서는 서울시의 경제규모나 과다한 인구 및 수도라는 지역적 특수성 등을 거론하면서 방대한 서울시의 행정업무를 위해 부시장 수를 늘이고 3급 이상 실·본부·국도 현행 17개 이내에서 23개 이내로 확대하고 정책기획 기능 강화를 위한 3급 이상 보좌기구도 7개에서 14개로 확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는 있다. 하지만 이런 필요성이 갑자기 지금 시점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한다.
서울시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하기 훨씬 이전부터 경제규모는 컸고, 면적에 비해 인구는 과다했으며 예전부터도 서울은 계속해서 우리나라의 수도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 시점에서 갑자기 부시장 수를 대폭 늘이고 실.본부.국을 대폭 확대하며 보좌기구의 수도 2배로 확대하겠다고 하면 이것을 순수한 목적으로 받아들일 시민들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라는 의구심이 드는 것이다.
이뿐 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한 개에 불과하던 법률지원 관련 부서를 올해에는 법무담당관, 법률지원담당관 등 2개로 늘리면서 변호사를 대폭 충원했다.
3년전에는 불과 2명에 불과했던 시 소속 변호사가 지금은 24명으로 12배나 늘었다. 이런 엄연한 현실앞에서도 서울시측에서는 이것이 내부 법률지원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증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서울시 소속의 전담 변호사는 중요소송에 대한 쟁점을 정리하고 서면 검토, 변론기일 참석 등을 맡는다.
박원순 서울시장측은 겉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보이게 하는 ‘사실’을 구사하나 뒤집어보면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앗 소리도 못내게 하면서도 실제의 내용면에서는 우월한 지위를 이용한 꼼수로서 자신의 향후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한 행보로 보여지기도 한이다.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 경쟁은 필수적이지만, 그 경쟁은 ‘공정한 경쟁’이라는 밑바탕 속에서만 정당성을 부여받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공정한 경쟁을 당당히 통과하지 아니하고서는 설령 자신의 최종목표를 달성했다 할지라도 끊임없는 구설수와 불복의 움직임속에서 명실상부한 권한을 사용할 수 없게되는 것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측이 이런 점에 깊이 천착(穿鑿)한다면 대권 후보자 중의 한 사람으로서 대중적인 의심을 받을만한 상황은 스스로가 만들지 말 것이며, 자신의 휘하에서 그 누군가가 그런 것을 기획해서 실천하자고 붙들고 늘어지더라도 단호히 그런 유혹을 뿌리치고 언제나 광명정대한 길로 걸어나가야만 할 것이다.
[원성훈 칼럼니스트] - 前. 명품코리아 논설위원, - 現. '정의 미디어 포럼' 수석 운영위원, - 한국 농어촌공사 SNS 강사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