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레이크뉴스 박동제 기자=‘정변의 아이콘’, ‘국민 여동생’ 등의 수식어로 인기몰이 중인 배우 김유정이 웰메이드 미스터리 영화 <비밀>로 스크린에 컴백했다.
김유정을 비롯해 성동일, 손호준 등이 출연한 <비밀>은 살인자의 딸 정현(김유정 분), 그녀를 키운 형사 상원(성동일 분) 그리고 비밀을 쥐고 나타난 의문의 남자 철웅(손호준 분). 만나서는 안될 세 사람이 10년 뒤 재회하며 벌어지는 미스터리 드라마다.
제 20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에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되는 등 탄탄한 시나리오와 흥미로운 설정으로 관심을 모은 <비밀>.
<비밀>에서 김유정은 살인자의 딸 정현 역을 맡아 밝은 이면에 어두운 그늘을 가진 입체적인 캐릭터로 분해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과시한다. 특히 김유정은 이전 작품들보다 한층 성숙해진 연기력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상황.
최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브레이크뉴스>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한 김유정은 대한민국 남녀노소 모두를 사로잡은 ‘국민 여동생’다운 완벽한 비주얼과 더불어 10대 소녀다운 러블리한 매력까지 겸비한 여배우였다.
<비밀> 관련 인터뷰를 통해 배우로서의 연기 열정과 10대 소녀의 고민까지 다채로운 주제를 털어놓은 ‘진짜 여배우’ 김유정의 매력 속으로 빠져보도록 하자.
다음은 김유정과의 일문일답.
|
본인의 아역배우 김유리를 본 느낌.
아역을 본 느낌? 처음에는 잘 못느꼈어요. 사실 <비밀> 속 저와 같은 캐릭터를 연기하는 아역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는데, 많은 분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니 알게 됐어요.
<비밀>에서 어린 정현을 연기한 유리라는 친구를 보니 저랑 굉장히 닮았더라구요. 너무 좋았지만, 그 친구가 연기를 잘해서 비교될까봐 걱정이 되기도 했어요(웃음).
<비밀>을 선택한 결정적인 계기.
<비밀> 시나리오 자체에 확 끌리는 강렬함이 있었고, 정현이라는 캐릭터 자체도 이 캐릿터를 톨해 제 내면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리고 성동일 선배님이 출연한다고 하셨을 때 출연을 쉽게 결정했던 것 같다.
‘우아한 거짓말’ 인터뷰 당시 성동일 선배님과 연기하고 싶다고 말했었는데 이뤄져서 정말 좋았어요. 지금 촬영하고 있는 작품에도 함께 출연하는데, 마주하는 장면이 없어서 아쉽기는 해요.
이번 <비밀>에서 성동일 선배님 역할이 제 친아버지는 아니었지만, 정말 따뜻하게 대해주셨어요. 굉장히 어둡고 무거운 영화인데, 성동일 선배님이 잘 이끌어 주셨던 것 같아요. 정말 감사할 따름이었어요.
<비밀> 마지막 성인의 모습.
마지막 정현이 고등학생에서 성인으로 변한 모습은 제가봐도 어색했어요(웃음). 정현이라는 아이가 높은 구두를 신고, 어른 옷을 입고, 화장을 하고 찾아가는데 이제 나 혼자만의 힘이 있다는 느낌을 주지 않았나 싶어요. 지금보다 조금 더 앳됐을 당시 촬영했으니. 물론 조금 어색했지만요.
<비밀> 정현의 내적갈등 연기.
정현이라는 친구는 정말 매력적이에요. 그래서 그 친구가 되려기보다는 옆에서 이해하려고 노력했어요. 충격적인 사건과 친아버지와 양아버지를 두고 생각하는 양면성 등이 있는데 그런 부분들이 어려웠던 것 같아요.
<비밀> 촬영이 끝나고 정현을 떠나보낼 때 개인적으로 힘들더라구요. 정현이라는 친구가 제 곁을 떠나니 허전하기도 하고, 무섭다는 느낌도 받았던 것 같아요. 제 나이와 같은 역할이었는데, 아직은 전부 떨쳐내지는 못하지 않았나 싶어요.
<비밀> 박은경 이동하 감독의 디렉션.
<비밀> 촬영 초반에는 디렉션이 있었는데, 점점 관심을 안가져주시더라구요(웃음). 저와 정현 역이 잘 맞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나중에는 정말 아무런 말씀없이 저에게 모든 것을 맡겨줬는데, 살짝 섭섭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저라는 배우를 믿어주신 것 같아서 감사한 마음이 더욱 컸던 것 같아요.
정현이 겪는 어렸을 때 사건. 공감과 이해.
사건의 감정을 어떻게 끌고 왔을까, 어떻게 버텼을까에 대해 굉장히 고민했던 것 같아요. 제가 느꼈을 땐 당시에는 기억이 안났겠지만, 차차 기억이 나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것을 당장 밝히지 않은 이유는 양아버지에 대한 미움, 엄마를 죽인 것에 대한 감정 등 다양한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품고 키워준 아버지라는 마음도 들지 않았나 생각해요.
친아버지에 대해서도 싫고, 짜증나지만 끌림이 있지 않나 싶어요. 그 그리움이..그리고 어릴적 생일선물로 사준 장난감이 정현 마음속에 크게 자리잡지 않았을까 싶었어요.
정현의 감정들이 너무 많다보니 어려웠어요. 왔다갔다하는 정현의 심리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아요. 나이도 같고, 가장 가까운 친구라는 측면에서 다가갔던 것 같아요.
|
<비밀> 속 총-금연초 연기.
예전부터 총을 들고 연기하는 것을 해보고 싶었어요. 물론 어색해 보였지만, 정현의 감정들이 잘 담기지 않았나 생각해요. 재밌고, 색다른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금연초 장면은 삭제됐는데, 제 생각에는 정현이라는 친구가 거기까지는 아니라고 봤어요. 두 가지 버전으로 촬영했는데, 결국 금연초 장면은 없어졌어요.
친아버지 역 임형준과 눈빛 오버랩.
임형준 선배님과 눈빛이 안 닮았고 생각하는데, 많은 분들이 닮았다고 하시더라구요(웃음). 살짝(?) 의심가는 부분이 있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의 상황이 주어졌기 때문에 그렇게 보시지 않았을까 싶어요.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웃는 모습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비밀> 관객들이 봤을땐 비슷하다고 볼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비밀> 속 연기 스스로의 평가.
점수로 따지자면 10점 만점 중에 0.5점을 주고 싶어요. 스스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연기적인 평가에 앞서 <비밀>을 촬영하면서는 배운거과 깨달은 부분이 많지 않나 싶아요. 하지만 제가 생각하고 있었던 만큼, 표현하고 싶었던 만큼 잘 비춰진 것 같지 않아서 아쉬움은 커요. 장면장면마다 아쉬움은 분명 많다고 생각해요.
또래 배우들과 다른 성숙 눈빛-분위기 평.
정말 좋아요. 굉장히 좋아요(웃음). 배우 생활을 하면서 분명히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좋은 것 같아요. 사실 눈빛이 좋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그 어떤 말보다 가장 기분이 좋은 것 같아요. 하지만 아직은 노력하는 단계고, 눈빛보다는 연기적으로 발전하고 싶은 생각이 더욱 커요.
배우가 들었을 땐 예쁘다는 말보다는 ‘눈빛 좋다’, ‘분위기 있다’ 등의 이야기가 와닿는 것 같아요. 물론, 예쁘다는 말도 정말 좋지만(웃음). 여배우로서 외모나 비주얼적인 부분을 신경쓰지 않을 때 더욱 예뻐보이지 않나 생각해요.
김유정 평소 성격.
성격이 굉장히 다양한 편이에요. 누구를 만나냐, 어디에 있냐에 따라 바뀌지 않나 싶어요. 제 안에 있는 모습들이 다양하고 봐요. 활기찬 부분도 있고, 진중한 부분도 있고. 제 여러가지 모습을 만나고 싶어서 캐릭터 역시 다양하게 선택하는 것 같아요.
4차원 모습도 있는데, 아무래도 주변 친구들을 만날 때 더욱 그렇지 않나 싶어요. 특히 김새론을 만나면 굉장히 업이 되요. 옆에서 저희를 뜯어 말릴 정도로(웃음). 그런 활발한 모습이 저희만에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지 않나 싶어요. 저는 혼자 영화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럴때는 또 굉장히 다운되기도 해요. 아역배우들끼리는 말을 안해도 통하는 것이 있어요. 친하지 않은 아역배우들도 편안하고 금방 친해진지 않나 싶어요.
|
또래 아역배우들을 만났을 때 고민.
연기 이야기나 작품 이야기는 나눈 적이 없어요. 오히려 학교 이야기나, 일상 이야기를 많이 나누지 않나 싶어요. 굳이 이야기를 꺼내지 않아도 눈만 봐도 아는 것들이 있어서. 많은 분들이 과도기에 대해 이야기해주시는데, 저희끼리는 나누지 않는 것 같아요. 전 현재 과도기에 대한 고민이 없는 것 같아요(웃음).
굳이 이미지 변신이나, 연기적인 도전에 대해 생각하고 있지는 않아요. 주어진 상황에 맞게끔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나 싶어요. 그런 것이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해요. 현재 고민? 아무래도 학교 생활이에요.
또래 친구들과는 다른 삶.
후회는 없어요. 아주 조금이라도 후회하는 마음이 들게되면 누르는 편인 것 같아요. 후회를 생각하는 순간 끝없이 후회할 것 같기때문에 생각하지 않는 편이에요. 후회보다는 가끔씩 일탈을 꿈꾸기는 해요. 중학생 시절 학교생활을 많이 경험했지만, 지금은 그런 것들이 그리운 것 같아요.
또래보다 성숙한 애늙은이.
저 역시 그런 부분을 느끼는 것 같아요. 전보다 생각이 많아지지 않았나 싶어요. 또래분들을 만나는 것보다 띠동갑 분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통하는 것을 느껴요. 그 순간 저 역시 깜짝깜짝 놀라는 것 같아요(웃음). 사실 또래친구들과 공감할 수 없다는 사실이 슬픈 것 같아요. 그래서 더욱 일탈을 꿈꾸지 않나 싶어요.
배우로서 앞으로의 꿈.
저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데, ‘비밀’ 속 연기를 김유정의 새로운 모습이라고 봐줘서 감사해요. 앞으로 더욱 노력해서 제대로 멋진 연기를 선보이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진짜 배우라고 불리고 싶은 생각이 더욱 커지는 것 같아요.
<비밀>을 통해 배우로서 더 가까이 갔다는 느낌은 조금은 드는 것 같아요. 그리고 아역배우라는 타이틀을 언젠가는 벗어야겠지만, 지금 당장은 그럴 생각이 없어요. 그래서 아역배우냐, 성인배우냐에 대해서는 크게 구애받지 않는 편이에요. 배우로서 다른 부분이 아닌 작품을 통해 더욱 연기적으로 성숙해졌으면 하는 바램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