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황흥룡 칼럼니스트. ©브레이크뉴스 |
탈북자 출신이 대한민국에서 정치인으로 성공하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태영호씨가 대한민국이 '사회주의 계획 경제로 가고 있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구호를 앞세워 국회의원이 된다면 그건 속이 뻔히 들여다 보입니다.
대한민국 경제는 결코 사회주의 계획 경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태영호씨가 강남의 우파 주민들의 이데올로기를 자극하기 위해 교묘하게 설파하는 말일 뿐입니다. 오히려 대한민국 경제는 오랫동안 천민자본주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발전해왔습니다.
그리고 한국 경제가 건강한 자본주의 대신 극단적 양극화,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실종, 부의 세습, 노동 탄압, 부동산 투기, 불로소득과 같은 천민자본주의의 성격을 지닌 것에 대한 가장 큰 책임은 바로 강남의 (기득권 우파) 시민들에게 있습니다.
그런데 천민자본주의에 기초하여 대한민국 여타 지역의 국민들에 비해서 압도적인 물질적 풍요를 누리며 사는 강남 주민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사회주의 계획 경제'라는 전혀 실체가 없는 허구의 적을 들고 나와 두들겨 패는 방식으로 결국 천민자본주의를 지키려 한다면, 과연 그것이 평소 강남 주민들이 그토록 자부심을 느끼는 '많이 배운 사람들'이 할 일입니까?
저는 그런 행동은 배운 사람들이 할 일이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강남에도 건강한 상식과 시민의식을 가진 좋은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이번 선거에서 그분들의 용기 있는 행동을 기대합니다.
그리고 한때 사회주의 계획 경제의 특혜를 받아가며 북한에서 상류층 생활을 구가하다 (영국을 거쳐) 남한에 온 태영호씨는 이제 남한에서 상류층으로 살아가기 위해 대한민국에 존재하지도 않는 사회주의 계획 경제란 말로 사람들을 미혹하여 금 배지를 달려 하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승부하길 바랍니다.
당신의 행보를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선관위에 신고된 태영호 후보의 재산은 18억원 이상으로 강남갑에 출마한 네 명의 후보 중 가장 부자이며, 민주당 김성곤 후보보다는 거의 3배 가까이 많습니다. 한국사회에 정착한 지 고작 3년이 조금 더 지난 태후보가 어떻게 그 짧은 기간 동안 이렇게 많은 재산을 형성할 수 있었는지, 그리고 그런 당사자가 어떻게 대한민국 경제를 사회주의 계획 경제로 매도할 수 있는지 매우 의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