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사상 처음으로 인공지능이 선거 유세에 나섰다.
지난 2일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선거 최재성 후보의 ‘크게 쎄게’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인공지능 AI 송파고가 공식 첫 유세 현장인 헬리오 시티에 등장했다. AI 송파고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가 하면, 길을 지나는 유권자와 대화도 나누며 눈길을 끌었다. 지나가는 한 시민이 공약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땐 분야별 맞춤으로 공약을 친절하게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시끌벅적한 선거 유세가 어려운 상황에서 AI 송파고가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AI 송파고의 더욱 적극적인 유세 활동은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 AI 송파고를 선거법상 녹화기이자 시설물로만 간주하기 때문이다. 선거법상 시설물은 유세차와 선거캠프 외에는 위치할 수 없다. 이 때문에 AI 송파고는 선관위로부터 기자회견장에서 시연도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유권자와 대화도 나누고, 스킨십도 가능한 AI를 단순한 시설물이나 녹화기로만 보는 것이 타당한지 논란의 여지는 남아있다.
실제 캠프의 곽용 대변인은 “대화가 가능하고, 율동을 할 수 있는 녹화기와 시설물은 이 세상에 없다”며, “가만히 서 있는 마네킹이나 인형이 아닌 사람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라고 말했다.
최 후보는 로고송 대신 토크쇼를 활용한 선거 운동도 선보였다. 신나는 선거 로고송을 트는 게 어려운 상황에서 직접 유권자를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많은 시민들이 최 후보와 질문을 주고받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재성 후보는 “기존의 선거 운동 방식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코로나로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4차 산업혁명에 즈음하여 IT강국인 우리나라에서 보다 유연하게 유권자들께 다가갈 수 있도록 더 많은 지혜를 모으겠다”고 피력했다. hpf2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