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아 쉐라톤 호텔은 공문을 통해 “미카엘이 경력 6개월의 웨이터”라고 밝혔다. 호텔 직인과 쉐라톤 호텔 인사팀 매니저인 마리아 마코바의 서명이 들어간 공문. (사진=미디어캠프 신원)
“미카엘은 줄곧 웨이터였다” 미카엘과 조선호텔에서 같이 근무했던 관계자들이 털어놨다. 미카엘과 같이 근무했던 당시 지배인을 비롯, 전•현직 셰프들의 증언이 쏟아지고 있다. 미카엘이 조선호텔에서 ‘웨이터였다’는 기사관련 댓글과 제보전화에 이메일까지 폭주하고 있다. 이중 확인과 검증 절차를 거친 내용을 통해서도 미카엘 측이 내세운 『전 불가리아 쉐라톤•조선호텔 셰프』는 경력이 왜곡되었음이 다시금 입증되고 있다.
미카엘과 조선호텔 ‘베키아앤누보’에서 같이 근무했다는 전 지배인 A씨를 수소문 끝에 찾았다. 그는 2005년, 조선호텔을 퇴사하고 다른 직종에 근무하고 있었다. A씨는 “미카엘이 입사 때부터 줄곧 웨이터였다”면서 “항간에서 주방을 겸했다고 말하는데, 일반 음식점과 달리 호텔 주방은 결코 아무나 들어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라고 분명하게 밝혔다. 또 그는 “미카엘은 그저 평범한 외국인 웨이터였고 1년 동안 같이 근무했다”고 말했다.
♦조선호텔 방문, 확인 취재! 직원들 익명요구 “미카엘은 웨이터였다. 셰프가 아니다.”
지난 11일 조선호텔을 방문, 확인 취재를 했다. 호텔 내 다양한 분야의 여러 관계자들을 직접 만났다. 진실을 밝히겠다는 현직 관계자들의 증언이 나왔다. 공통점은 이들 모두 철저히 익명을 요구했다는 것. 취재원 보호를 위해 모두 익명 처리, 증언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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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엘이 근무했던 조선호텔 ‘베키아앤누보’. (사진 = 조선호텔 홈페이지 캡처)
미카엘이 근무했던 조선호텔 ‘베키아앤누보’를 찾아갔다. 지하1층 뷔페식당 옆에 위치한 이곳은 오픈 업장이었다.
‘베키아앤누보’는 뷔페식당의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정통 이탈리안 레스토랑답게 고객에 대한 예절이 고품격 이었다. 이곳 홀에는 모두 서빙 복장을 갖춘 직원들 뿐 이었다. 셰프가 홀 서빙을 할 수 있는 그런 곳이 아니었다.
뷔페식당 ‘아리아’도 확인했다. 입구의 여 직원은 “런치타임이 40분밖에 안 남았는데 그래도 괜찮겠느냐”면서 취재진을 자리로 안내했다. 이곳도 여느 뷔페와 다르지 않았다. 뷔페 특성상 셰프가 홀에서 직접 조리를 하고 있었다. 홀에서 쉽게 셰프들을 만날 수 있었다. 아울러 호텔 내 여러 직원들과의 접촉이 용이했다.
▲조선호텔 뷔페식당 아리아의 일부 메뉴는 셰프가 홀에서 직접 조리한다. 사진은 기사 중 직원의 증언과 관계없음. (사진 = 조선호텔 홈페이지 캡처)
♦조선호텔 전•현직 셰프 증언 “셰프가 되려고 고난 겪었건만... 미카엘이 셰프였다고?”
현재 조선호텔에 근무하는 셰프들의 추가 증언도 나왔다. 그들은 혹시라도 자신들에게 돌아올 불이익이 부담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조선호텔 B 셰프는 “조선호텔은 장기 근속자가 많아 미카엘이 웨이터였다는 것을 아는 직원이 많다.”면서 “미카엘은 당시 마이클이라고 불렸다”고 밝혔다. 또 B 셰프는 “내 이름이 공개되면 절대 안 된다.” 고 덧붙였다. C 셰프도 “웨이터를 하다가 주방에서 조리를 하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저도 지금 이 위치까지 오르는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난을 겪었는데, 서빙하던 마이클이 이곳에서 셰프를 했다는 거짓말 때문에 화가 치민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필경재의 권창동 수석셰프는 “셰프가 되려면 20년~30년의 세월 동안 피나는 노력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힘줬다. (사진 = 필경재 제공)
♦한식 요리 조리장 권창동 수석 셰프, “셰프가 되려면 20년~30년 동안 각고의 노력”
동종 업계인 궁중요리의 전문점 필경재(서울 강남구)의 권창동 수석 셰프(57, 한식 조리장)는 “셰프(chef)의 사전적 의미가 호텔, 식당 등의 주방장”이라고 전제한 뒤 “셰프에는 요리사나 조리사가 포함되겠지만 통상 업계에서 셰프의 의미는 호텔이나 대형 한식, 양식당에서 주방을 지휘하는 조리사의 수장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권 수석 셰프는 “셰프가 되기 위해서는 20년~30년 동안, 각고의 노력이 요구된다.”면서 “조리자격증만으로 셰프가 될 수 없으려니와 나이 스무 살, 더욱이 6개월의 웨이터 경력 소유자를 조선호텔에서 셰프로 채용했다는 것은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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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엘과 조선호텔에서 같이 근무했다는 sej*******의 댓글
♦미카엘과 같이 근무했다는 누리꾼들, “미카엘은 웨이터”
누리꾼 댓글 중 시선을 끄는 댓글이 있었다. 닉네임이 sej*******. 확인 결과 전 모 씨였다. sej*******는 “2012년부터 2013년까지 조선호텔의 용역직으로 일했다”고 본인을 소개했다. 그는 댓글에서 “미카엘이 냉부(냉장고를 부탁해)에 처음 나왔을 때부터 알아봤다. 미카엘과는 동갑내기였고 그가 홀 직원으로 업장에 왔을 때 함께 일을 했다. 냉부에 나온 모습을 보고 멋진 셰프가 됐구나 싶어 응원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논란의 중심에 있는 모습이 안타깝다. 부디 미카엘이 신중하게 대처하길 바란다. (홀 서빙을) 시작했던 부분을 인정하고 잘못된 부분을 정정한다면 어떨까? 미카엘이 신중하게 대처하길 바란다.”고 댓글을 달았다.
▲sej*******의 댓글 상 근무연도가 미카엘의 근무와 일치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확인 메일을 보냈다. 근무연도를 잘못 적은 것이라고 답장이 왔다.
그런데 sej*******의 댓글대로라면 미카엘의 근무 연도와 차이가 났다. 미카엘과 같이 근무할 수가 없다. sej*******에게 확인 메일을 보냈다. 전 모 씨는 “근무연도의 표기 실수”라고 답장을 보내왔다.
♦조선호텔 요리사 출신 ***오너셰프, “미카엘은 홀 서빙” “당시 마이클이라 불렀다“
닉네임 ***오너셰프의 댓글도 시선을 끌었다.
그는 댓글에서 “내가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2005년부터 2013년까지 요리사로 근무했다”면서 “당시 미카엘을 마이클이라고 불렀다”고 덧붙였다. 당시 같이 근무했던 관계자들도 미하일을 그냥 영어식 발음, 마이클로 불렀다고 한다.
***오너셰프는 “미카엘이 홀 서빙을 했다는 내용이 진실”이라면서 “당시 레스토랑 베키아에누보에는 젊은 외국인 셰프가 근무한 적이 없다. 호텔은 바보가 아니다. 경력 몇 년 안 되는 요리사를 셰프로 스카우트하질 않는다.”라고 했다. (불가리아 쉐라톤 호텔의 공문을 통해 확인된 미카엘의 실제 경력은 웨이터 6개월.)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2005년부터 2013년까지 요리사로 근무했다는 ***오너셰프느 한 댓글에서미카엘이 언론에 공개한 경력증명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조선호텔 경력증명서는 주방이라도 직급이 구분된다. 그냥 셰프라는 직급으로 발급하지 않는다. 부장(이그제큐티브 셰프= 즉 총주방장)과 과장(수 셰프=각 파트나 영업장 주방장), 대리, 계장, 주임(퍼스트 쿡), 사원 I(세컨드 쿡), 사원 J, 사원 K 등으로 기록한다.”
댓글을 남긴 ***오너셰프를 수소문 끝에 찾았다. 그는 조선호텔 퇴사 후, 고향 경남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오너셰프였다. 지난 10일 그와 카톡 문자메시지로 인터뷰를 했다. 그는 “조선호텔에서 미카엘은 웨이터로 근무했다”고 정확히 밝힌 뒤 “미카엘이 셰프가 아니었다는 것은 조선호텔에 근무했던 사람이면 다 아는 사실”이라고 했다.
***오너셰프는 “(경력증명서에 셰프로 기재된 게) 더 어이가 없었다.” 면서 “이 문제의 쟁점은 (경력 증명서에) 셰프라는 타이틀을 받고 호텔에서 셰프로 채용했다고 해도 실제는 웨이터였고, 셰프로 근무한 건 아니라는 사실”이라고 문자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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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너셰프와는 카톡 문자메시지로 인터뷰했다. 그는 “조선호텔에서 미카엘은 웨이터로 근무했다”고 정확히 밝힌 뒤 “미카엘이 셰프가 아니었다는 것은 조선호텔에 근무했던 사람이면 다 아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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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오너셰프는 “나는 2005년 3월, 인턴으로 시작해서 8월에 업장 직원으로 근무했다.”면서 “실질적으로 (미카엘을) 본 기간이 몇 개월 안 되었을지 몰라도 같은 호텔, 같은 공간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잘 알고 있고 이게 진실”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셰프라는 타이틀은 각 주방의 주방장, 부주방장들 즉 한 (업장의) 주방을 이끌어가는 사람을 칭하는 것”이라면서 “(업장 내 홀) 직원을 셰프라고 부르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카엘 측이 『법원, ‘냉장고를 부탁해’ 미카엘 출연료 가압류! jtbc 홈피 『전 조선호텔 셰프』... 실제 홀 서빙 담당, 무늬만 요리사!』 제하의 기사가 허위였다고 언론보도를 터뜨렸다. 그러자 해당 기사에 댓글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이렇게 진실이 왜곡되고 있다는 게 문제였다.
미카엘은 이제라도 솔직해져야 한다. 스스로 그 진실을 말해야한다.그가 진실을 말한다면 그에게 돌을 던지지는 않을 것이다. 각고의 노력 끝에 성공한 젊은 외국인 셰프, 미카엘에게 응원과 존경의 박수를 보낼 수도 있으리라.필자도 마찬가지다. 아울러 무수한 댓글과 깊은 관심을 가져준 독자들께 진심으로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그 댓글이 설령 욕설과 비방이었더라도 거기엔 관심과 사랑이 담겼기 때문이다.
<기사 후기>미카엘의 경력논란에 대해 여러번 추적기사를 내보냈던 것은 미카엘의 불이익을 전제하는 게 아니었다. 한 방송이 내보낸 그의 경력이 사실이 아니었기 때문에 바로 잡으려는 의도였을 뿐이다. 경력을 왜곡하는 이가 있다면 왜곡하는 이유가 분명 있었을 것이다. 훌훌털고 사실을 말하면, 자본주의 대한민국에서 고생 끝에 성공한 그에게 시청자들이 박수를 보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기사는 인간 누구의 뒤를 캐는 게 아닌 오직 진실추적이었음을 밝힌다. 위 사진에 나오는 '전 조선호텔 셰프" "전 불가리아 쉐라톤호텔 셰프"라는 경력은 수정되어야 마땅하다. 이번에도 진실 여부의 판단은 독자들 몫이다. pcseong@naver.com
*필자 = 칼럼니스트 박철성<다우경제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