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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표가 사퇴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사실과 다르게 와전됐다며 문 대표 자신이 하룻만에 직접 진화에 나섰다. 그에 대한 진실이야 이해 당사자들 사이의 양식에 관한 문제일 테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문 대표의 셈법이 그리 간단한 것만은 아닐 것이란 점이다.
왜냐하면, 새정치민주연합의 분당이든 또는 분열이든 그 원죄는 문 대표에게 최종 책임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고, 총선 공멸의 원죄 또한 영원히 지울 수 없는 낙인을 스스로 찍는 것이기에 그렇다. 이는 곧 자신이 꿈꾸어온 대선 희망의 길 또한 포기하는 선언이 되기에 더더욱 예사롭지 않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럼에도 끝까지 자신의 고집을 꺽지 않겠다면, 이는 결국 총선에서 야권이 참패해도 괜찮다는 선언에 다름 아니다. 그에 따른 정치적 후과가 어떠하리라는 것은 너무도 자명한 일이다. 자칫 새누리당에게 개헌선까지 내어주게 되면, 문 대표의 정치적 재기는 영구히 어렵게 될 수 있다.
최근 새정치민주연합 내부 사정이 단순한 탈당 수준이 아닌 사실상의 분당 국면으로 들어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 시점 또한 초읽기에 돌입했다고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리고 그로인한 모든 책임은 문재인 대표와 친노 강경파에게 고스란히 넘어가게 됐다.
그리고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거기에는 근래 문 대표가 상용 남발하고 있는 혁신과 통합에 대한 의지 또한 전혀 없는 것으로 인구 사이에 인식될 수밖에 없다. 그저 주변의 친노 강경파에 휘둘려 야권 전체를 죽음의 그림자로 배회시키고 있다는 비난에서도 결코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이미 별거 기간은 끝났다. 그나마 남은 숙려 기간마저 완전히 파국으로 이끌 셈인지 여전히 문 대표의 최종 선택에 달려 있다. 내년 총선에서 새누리당에게 어부지리를 안겨주며 개헌선마저 허용하겠다는 것인지 문 대표는 냉철히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야권 통합을 향한 그 모든 기대와 가능성이 무너졌을 때 남는 건 참혹한 폐허 뿐임은 자명한 이치다.
물론 그에 따른 해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제각각 흐트러진 야권을 어느 정도 통합할 수 있는 정동영 전 의장과 함께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호남 민심을 아우를 수 있는 최적의 카드인 것도 두 말할 나위 없다. 아울러 문재인-정동영 두 사람은 명실상부 야권의 대선후보였다. 두 사람의 단결과 호소는 야권 지지자층에게 믿음을 줄 수 있고 총선 또한 승리로 이끌 수 있을 것이다.
* 필자 : 정성태(시인 / 칼럼니스트) : 1963년 전남 무안 출생. 1991년 시 '상실과 반전' 등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작가회의 회원, 국제펜클럽한국본부 회원. 시집 "저기 우는 것은 낙엽이 아니다" 외. 정치칼럼집 "창녀정치 봇짐정치" 등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