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뉴스 정민우 기자= 지난해 유통가의 핫 이슈는 뭐니뭐니해도 시내 면세점 대전이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불리는 특수 사업인 만큼, 기존 사업자는 수성전에, 신규 사업자는 공성전에 뛰어들며 수 많은 ‘희비’를 양산했다. 하지만, 면세점 사업이 초기 비용과 마케팅·관리 비용 등 운영 노하우까지 갖추지 않으면 적자를 면치 못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주로 대기업간 각축전 양상이었다.
이번 면세점 역시 유통공룡들이라 불리는 신라, 롯데, 신세계 등의 경쟁이 초점을 이뤘으며, 중소기업들은 별 다른 이슈를 생성하지 못했다. 그러나 세계 1위 공항이자, 우리나라의 얼굴이라고 불리는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 신규 사업자로 선정된 중소기업이 있다. 바로 시티면세점.
국내 최초의 인천공항 입점 중소기업 면세점 대표인 안혜진 시티면세점 대표는 ‘높은 투자 비용’, ‘비싼 공항 임대료’, ‘대기업과의 힘든 경쟁’ 등 신생업체로서의 고된함을 토로했다. 하지만 그는 이 살얼음판 속에서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통해 꼭 계획한 목표를 이룩해 내겠다는 자신감을 비췄다. 후발주자로서의 시티면세점의 향후 비전과 안 대표의 각오를 브레이크뉴스에서 직접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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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로 인천공항 내 중소기업 면세점이 됐다. 시티면세점만의 장점은 무엇인가?
우리 기업의 강점은 아직 시스템이 방대하지 않기 때문에 실행력이 빠르다는 것이다. 그것을 주무기로 발 빠르게 움직여 우리나라 국내 토산품 중에 세계 어디에다 내놔도 떨어지지 않는 상품을 찾는 것이 용이하다.
일례로, 피혁제품 중에 국내에 ‘호미가’라는 제품이 있다. 얼마 전 박근혜 대통령이 우리나라에도 세계 유명 브랜드가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면서 장인정신으로 만든 호미가 제품을 들고 가서 히트를 쳤다. 이를 직접 찾아보니까 엄청난 경쟁력이 있으며, 만드는 분도 소신이 분명하다. 이렇게 흔들림 없이 자신의 길을 소신 있게 가는 분들이 장인이 아니겠는가. 이런 분들을 모아 명품브랜드 샵을 따로 구성하겠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대기업 면세점과의 차별점을 중소기업 제품으로 선정했다. 그러나 최근 대기업에서도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위해 특별관을 많이 마련하고 있다. 과연 이 차별성이 통할 것이라 생각하는가?
아주 바람직한 현상이며, 대기업도 그렇게 해야 한다. 정말 박수를 쳐주고 싶다. 그러나 차이가 있다. 대기업들은 높은 임대료 부담 때문에 공항 내 면세점에서는 작은 중소기업 제품을 취급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우리는 공항 내에서 가능하다. 세계 1위 공항 면세점에서 중소기업 제품과 명인 명장의 제품을 보여 줄 수가 있다. 물론, 우리가 아직은 여건상 많은 제품을 들여오지는 않았지만 찾는 과정에 있고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만약. 우리가 서울 시내 면세점이 있었다면 더 많은 중소기업 제품들을 취급했을 것이다.
우리나라 면세점의 단점을 과잉경쟁을 꼽았다
정말 답답한 일이다. 적어도 우리끼리는 경쟁은 하지 말아야 한다. 면세점은 이미 면세가 된 싼 가격인 만큼, 굳이 우리끼리 할인 경쟁은 안 해도 된다. 고객들은 이미 지출할 마음을 품고 면세점에 왔는데 가격비교하기 바쁜 실정이다.
일례로, 일본 하네다 공항의 경우 면세점이 아주 안정적이고 잠잠하다. 특별하게 프로모션을 진행하지도 않는다. 그래도 사람들이 끊임없이 왕래하며 특색있는 제품을 많이 구매한다. 그러나 우리는 서로가 살아남기 위해서 자기 살을 스스로 깎아 먹고 있다.
똑같은 발렌타인 술이라도 옆에서 싸게 팔면 비싸게 팔 수가 없다. 여기에 각종 프로모션까지 합치면서 계속 경쟁하게 되면 서로 공명하는 길일 수 밖에 없다.
5년이란 시간 안에 후발주자인 중소업체 면세점으로서 흑자를 낼 방안이 있는가
대부분 5년 이내에 절대로 인천공항에서 흑자보는 기업은 없다. 그래서 시내면세점을 꼭 해야한다는 말을 주위에서 많이 듣는다. 그런데 내가 생각하는 경쟁력 있는 국내 상품 중 품목별로 적어도 1개씩 10개 이상만 되면 충분히 흑자를 낼 수 있다. 첫 해에는 모르겠지만 다음해에는 100% 흑자 낼 자신이 있다. 꼭 외산 브랜드만 가지고 옆에 파는 거 흉내만 낸다고 잘 팔리는 것은 아니다.
물론, 겨우 안착을 했는데 5년 이내에 나가면 힘든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면세 산업에 발전을 위해 현행 제도의 문제점에 대해 외치고 있다. 5년이란 시간은 면세업체가 자리잡기가 어렵다는 사실에 대해 공청회나 세관, 국회의원 측에서도 다 인지가 돼 있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적어도 5년이 추가돼 10년까지는 연장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소기업의 롤모델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 타 중소기업도 경쟁사가 될 수도 있다
그런 기업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하지만 인천공항의 면세점 수는 한정돼 있다. 결국 현재 우리의 경쟁사는 우리 자신일 뿐이다. 우리가 대기업과 경쟁해서 이긴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내가 말한 롤모델은 회사 수익의 극대화가 아니라, 기업이 스스로 잘 자생해서 살아남고 직원들이 행복해 하는 것이다. 그래서 첫 해 이익의 30%는 직원들에게 무조건 지급할 것이다.
지금도 적자지만 매월 직원들 5명을 선정해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수익나면 주겠다’ 이건 아니지 않느냐. 분명히 1년 정도 고생하면 우리는 정상궤도에 올라 설 것이며, 누구나 기분좋게 인센티브를 받을 것이다. 나머지는 사회를 위해 쓰거나 회사 성장 발전을 위해 사용할 것이다.
물론, 내가 오너도 아니고 주주들도 있는 데 어떻게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느냐에 대해 의문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모기업은 신재생 에너지 기업이고 태양광 업계의 삼성이라 불릴정도로 탄탄한 회사다. 이건 오너의 생각과 나의 생각이 맞아 떨어진 부분이다.
홈페이지 등을 살펴보면 이벤트 부분이 다소 부족한 것 같다
현장에서는 하고 있다. 하지만 유통 쪽에 처음 발을 담군 만큼, 시스템이 아직 안정이 안 됐고 미흡한 부분이 많다. 직원들도 아직 다 채용이 안 됐고, 급하게 사업권을 따서 준비기간도 필요했고 단기간에 오픈도 했어야 했다. 지금도 업그레이드 과정 중에 있지만. IR을 할 여유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고객을 위한 프로모션과 공항 내 프로모션, 서울 시내 버스 등을 통한 홍보활동은 꾸준히 진행 중에 있으며, 다른 면세점에 비해서 서비스 등은 부족하게 하지 않기 위해 노력중이다.
당연히 홈페이지 업그레이드 부분은 개선점이다. 물론, 당장에라도 할 수 있지만 급급하게 하나씩 하게 되면 나중에 확대 시킬 때 힘든 부분이 있다. 큰 틀에서 다소 느릴지라도 제대로 해보자는 마음으로 차근히 진행할 계획이다.
정부의 정책과 인천공항 임대료에 대한 쓴소리를 많이 한다. 혹시 눈치는 안 보이는가?
처음에는 눈치가 보인다고 생각했다. 임대 사업자로 입주해서 집주인에게 뭐라고 하는 격 아닌가. 그래서 임대 사업자로서 순응할려고 생각한다. 어차피 임대료 등을 고려하고 선택해서 우리가 입찰 한 것이다.
다만, 우리가 수익이 남을 정도로 정부랑 인천공항에서 응원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례로 프로세스는 느는데 수익은 적어지고 있다. 가장 큰 이유가 출국 심사대를 통과하는 시간이 너무 지연된다는 것이다.
고객들은 그야말로 게이트로 뛰기 바쁘다. 출국은 법무부 소관이다. 그래서 계속 일찍와서 오픈해라, 법무부 직원들을 더 파견해라 등 꾸준히 얘기하고 있다. 고객들도 1시간 이상 서서 기다리면 상당히 화를 낸다. 세계 1위 공항이라면 이런 점은 당연히 개선해야 한다. 고객들이 일찍 들어와서 쇼핑할 수 있는 시간만 넉넉히 제공해줘도 우리를 상당히 돕는 것이다.
아울러 국가에서 특허를 준 첫 중소기업인데 잘 성장시켜야 하지 않겠는가? 또한, 잘 성장해야지만 공항공사도 흐뭇해 할 것이 아닌가? 그래서 이제는 우리의 입장에서 많이 귀 기울여 주고 격려도 많이 받고 있다. 우리 역시 무조건 떼를 쓰거나 그러지는 않는다. 가끔 매출이 상승하는 날은 전화도 자주 온다. 힘이 난다. 우리만 잘하면 되겠구나 생각하고 있다.
이력이 상당히 특이한 경우다. 교사부터 친환경 벤처기업까지. 유통업은 전혀 도전해보지 않았던 업종인데 특별히 유통업에 뛰어든 계기가 있는가
정말 할 생각이 없었다. 특히 유통은 한 번도 해본적이 없으니까. 그런데 내가 해야 하는 일이 MD 같은 전문적인 일이 아니라 사람을 트레이딩 하고 무엇인가를 단합시키고 세상을 넓게 보고 끌어가는 일이다. 디테일한 일은 직원들이 하고 소신있는 직원들은 채용하면 된다.
특히, 면세사업은 여자들의 로망이다. 대부분 여성분들이 활발하게 끌어가고 있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가 이번 사업을 현재 오너에게 소개를 했다. 그런데 단 하루만에 하겠다고 바로 결정이 내려졌다. 하루만에 300억이 들어가는 사업을 하겠다는 오너가 얼마나 있겠는가. 그것도 본인을 믿고 전폭적인 신뢰를 보이면서 결정했다. 사람의 심리가 누군가가 신뢰를 보이면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의지가 있지 않냐. 그래서 도전해보기로 결심했다.
내 이력도 특이한 부분이 많을 것이다. 항상 스스로 고민을 많이 한다. 내 DNA가 문제인가. 하지만 새로운 것을 찾고 도전하는 것에 희열을 느끼는 편이다. 내가 교사로 있을때는 교사가 강사일때는 강사가 천직이라고 했다. 친환경 벤처기업에 있을때도 마찬가지다. 내가 실력이 있기보다는 그 일을 즐기고 빠져들어서 이뤄보고 싶은 욕심이 많다. 그런 것들을 주변에서 좋게 봐준 것 같다. 일은 혼자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내가 이 일을 지금 하고 있는 것도, 내가 이런 자세로 열심히 일하면 남들이 10년에 걸쳐 터득한 유통 노하우도 1년 안에 이룰 수 있고, 1년 안에 터득 할 수 있게 주변에서 도와 줄 것이라는 확실한 믿음감이 있기 때문이다. 나보다 먼저 면세점에 발 담그신 분들도 많은 조언을 해주고 도와주고 계신다. 즉, 한 사람의 역량이 아니라 주변의 모든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시너지를 내면서 일하는데 겁날 부분이 없다.
면세사업이 아닌 다른 부분이라도 또 다른 기회가 있음 얼마든지 변신할 준비는 돼 있다. 하지만 일을 진행하다 말다 ‘이일은 안 돼’ 하면서 중도에 포기하고 나가지는 않을 것이다. 한 번도 이게 안 돼서 실패해 본 적은 없다. 다만 기반이 닦여지고 이 일보다 더 나은 길이 있을 때 도전할 것이다. 그리고 현재 백지상태에서 성장할 수 있는 일 만 남았는데 어떻게 재밌게 일을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제 면세점 대표로서의 생존경쟁에 돌입했다. 본인이 꿈꾸는 회사의 지향점과 개인의 궁극적 목표는 무엇인가
우선 외국 유명 인사들이 꼭 한 번은 찾고 싶은 면세점으로 만들고 싶다, 또한, 항상 직원들에게 하는 말이 있다 우리는 중소기업 면세점이 아닌 국민 면세점이라고. 전 국민이 사랑하는 면세점, 항상 사랑받고 격려받는 면세점을 만들고 싶다.
나는 몽상가다 이상주의자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러나 지금도 그런 생각을 한다. 큰 대의를 위해서 내가 본보기가 되는 일이 있다면 손해를 보더라도 해낼 자신이 있다.
지금은 내 자신은 물론, 가족, 직원들을 위해서 일하고 있지만 더 나아가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박수 받고 싶은 삶, 정말 후회없이 많은 사람에게 응원받고 살았던 삶이라고 평가받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