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간은 한 순간 생(生)과 사(死)의 갈림길을 오고 간다. 화재 발생의 경우가 그렇고, 감전사건이 그렇고, 각종 교통사고가 그렇다.
그래서 인간은 한 치 앞도 못보고 살아가는 미생(未生)의 꼭지를 달고 다니는 경우가 적지 않다.
더해 기업의 세계도 미생과 완생의 갈림길에서 성공과 실패로 나누어지는 게 다반사로 이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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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실제현상이 산유국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와 제2 도시 제다에서 이루어지고 있어서 사우디 진출 한국기업에게 목하 화제다.
현지 언론매체의 스포트라이트 중심에는 커피 전문점 카페베네가 리야드 중심가에 위치한 하야트몰(Hayat Mall)에다 5호점을 오픈하여 리야드 시민과 쇼핑객들에게 미팅 명소로 알려지면서부터다.
5호점이 입점한 하야트몰은 전채 면적 4만3,000만 평 규모이며 연평균 방문객이 1,000만 명에 달하는 초대형 쇼핑센터이다.
하야트몰에는 우리에게 낯익은 스타박스와 브래드토크 등 글로벌 브랜드가 줄비하는 데도 카페베네의 완생(完生)은 그만한 이유를 갖추고 있었다.
우선 카페베네는 사우디아라비아 소비자들이 달콤한 디저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고 메뉴에 포함시킨 점이다.
카라멜에 절인 사과와 바닐라젤라또를 올린 ‘얘플 시나몬 허니브레드’나 달콤한 빵 위에 레바논 크림치즈를 올린 ‘멜팅 아일랜드’는 대표적인 메뉴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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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트몰을 찾는 대부분의 쇼핑객이 무슬림임을 감안하여 카페베네는 말레시아 자킴(JAKIM)으로부터 할랄인증 마크를 획득하여 신용도와 인지도를 높이는 노력부터 남달랐다. 반면 미생(未生)의 대표작인 케이스는 지난해 6월 제다에다 한국제약단지 구축이 마냥 답보상태다.
한국제약업계를 대표하는 일동·JW중외·BC월드제약 등은 사우디 제약기업인 SPC와 ‘한·사우디 제약단지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었다.
하지만 법적효력이 없는 양해각서에서 큰돈이 되는 동의(Agrement)라는 2부 능선을 못 넘고 있다.
사우디 비즈니스 세계는 많은 규제와 거쳐야 할 과정이 많다. 실제로 지난해 3월 중동외교정상회담에서 대어(大漁)에 속한 스마트 원자로의 MOU 체결 이후 1년 만에 사우디 슈라위원회의 동의를 얻어냈을 정도라 긴 말은 줄여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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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지켜본 한국 히든챔피언 ‘대장금(大長今)’ 브랜드인 ‘고철남 홍삼(대표: 고철남)’이 제다 상륙에 나선다고 밝혔다.
<아부다비 통신>에 보낸 보도 자료에 따르면 기존의 수출선인 미국과 중국과 다른 포지셔닝으로 오는 26일 제다행을 결정한 점이다.
사우디 제2의 항구도시 제다는 드넓은 홍해(Red Sea)를 끼고 200층 킹덤타워와 킹덤시티, 그리고 킹 압둘라경제도시 등 살만 국왕이 저유가 기조의 경제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관광서비스산업 진흥의 전초기지로 천명한 곳이다.
여기에 더해 매년 1,000만 명의 무슬림이 찾는 메카의 관광 게이트다. 그만큼 향후 사우디 경제발전의 축(軸)으로 거듭나자 외국 기업들이 서둘러 투자하는 유일한 도시다.
제다 상륙기의 특별한 점을 간추려보면 한국 히든챔피언다운 철저한 시장조사로 시작해 소비자 니즈까지 챙기고 있다는 점이 매우 유니크하다.
하나. 중동지역 비즈니스 세계는 단타(短打)가 아닌 장타(長打)라는 점을 인식해서 향후 10년을 바라보는 긴 안목과 긴 호흡으로 준비한 그 자체가 예사롭지 않다.
둘, 사우디만의 상행위에 충분조건에 잘 갖춘 점이다. 서방에 없는 스폰서피(fee)라는 제도를 실시하여 사우디 기업과의 밀월 유지로서 신뢰성과 수익성을 담보하는 데 소홀함이 없었다는 점이다.
셋, 이를 인지해서 글로벌 전략마저 현지화로부터 시작됨에 동의한 몸짓은 곧 한국 건강보조제품하면 홍삼을 떠올릴 만큼 사우디 소비자의 뇌리에 인식된 점이야말로 발상의 전환을 그대로 활용함이 역력하다.
2009년부터 사우디 알무타와 그룹의 슐레이만 회장은 한국인삼공사를 20번 이상 방문하여 사우디 보건당국이 제시한 건강제품 제조시설(GMP)대로 가공시켜 사우디 약국에 판매하는 데 일등공신이 있었기에 짝퉁 중국산 인삼과는 다르게 사우디 소비자는 ‘한국 = 홍삼(紅蔘)’이라는 등식에 이의를 달지 않고 있다.
특히 칠레산(産) 삼겹살 1Kg을 납품하기 위해 한국을 70번이나 오고가며 연구한 호세 구즈만 칠레 농축산기업 아그러수퍼 CEO의 눈물겨운 한국시장 진입을 지금도 우리는 잊지 않고 있다.
넷. 카페베네가 자킴으로부터 할랄인증을 받았다면 ‘대장금 홍삼 제리’는 중동지역 최초의 할랄인증기관인 아부다비 할랄인증을 확보하여 이 인증마크를 디럭스한 디자인으로 출시하면 완생은 희망사항이 아닐 수 있다. 물론 한국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태극마크를 붙여서.
다섯. 믿기지 않겠지만 한국 대기업을 포함하여 사우디에서 성공확률은 1%에 지나지 않는다. 그동안 많은 한국 기업들이 사우디 비즈니스에서 비싼 수업료를 지불한 것이 사실이다. 천하의 장사꾼 중국 왕 서방도 울고 간 시장이기에 아랍의 ‘예스(Yes)는 예스(Yes)가 아니다’를 이해하고 후회할 때면 시효가 넘은 앙해각서만 들고 서 있는 형국이 어제 오늘의 일인가.
여섯, 대장금 브랜드는 1%의 성공확률에 대한 치밀한 시장조사와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는 그 이상의 ‘윈윈윈 전략’을 준비했다.
모든 기업의 비즈니스는 리스크와 시행착오와 제품의 이상 유무 등 여러 가지 하자와 미비점과의 싸움 끝에 완생이라는 소정의 목적(큰돈)을 얻기 때문에 평소 한국 기업이 소홀하게 여겼던 중동지역 최대의 글로벌 로펌(Al Tamimi 등)을 주간사로 채택해 사우디 비즈니스 파트너와 주거래은행을 소개를 받았기에 멀티 비즈니스 플레이어로도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 특별함을 더한다.
아무리 좋은 와스타(인맥)가 소개했다고 해도 사우디만 해도 1만 명에 달하는 왕자가 즐비해 옥석을 가리기가 말처럼 쉽지 않아서다.
일곱, 앞에서 소개한 ‘긴 안목과 긴 호흡’의 다음은 서방으로부터 경제제재가 풀린 이란을 통해 중앙아시아의 3억 명의 소비자가 ‘코리아 긴생(Korea Red Ginseng)’을 확수고대하고 있고, 최근 브랜드박메이커가 길을 개척한 비셰그라드(V4)의 중유럽 체코와 헝거리 등 4개 국가 소비자도 코리아 홍삼제품군(群)을 찾고 있다.
여덟. 판매정책은 한국이 갈고 닦은 SNS 마케팅 기술을 접목시키면 입소문에 의한 매출신장에 으뜸임을 금과옥조로 삼았다는 점이다.
아홉, 무슬림의 성지 메카에는 2017년 완공목표로 세계 최대의 호텔(객실 1만 개, 레스토랑 74개 규모)의 비즈니스 공간에 카페 베네처럼 입주하는 등 판매처의 다각적인 수용이 경이 그 자체다.
이래저래 ‘대장금 홍삼 제리’는 제품의 탁월성을 확보했기에 전 세계 인터넷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구굴의 메시지인 ‘Imagin the unimaginable(상상할 수 없는 것을 상상하라)’가 그렇게 반가울 수 없을 터다.
그렇다. 인간의 생사는 종이 한 장의 차이듯 리야드의 완생과 제다의 미완을 통해 한국 히든챔피언들은 이제부터 성공확률 1%의 파고를 넘어 홍해의 신부(Bride of the Red Sea) 제다(Jeddah)에서 선전(善戰)을 기대한다. 아니 기도하고 싶다. adimo@hanmail.net
*필자/임은모. 교수. 작가. 글로벌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