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일 정부는 북한의 4차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도발 책임을 물어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발표 후 12일 폐쇄를 단행했다. 연이은 북의 도발에 박 대통령은 개성공단 폐쇄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의 물고를 트겠다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이번 정부 조치로 인해 개성공단 입주기업과 관련된 업종이 직격탄을 맞을 건 불 보듯 뻔하다. 하지만 정부가 이번 개성공단 폐쇄로 인해 파생되는 관련 기업 피해 대책을 충분히 고려하고 마련했는지는 의문이다. 사실상 개성공단 폐쇄는 조금 시간을 두고 해도 늦지 않았을 것이다. 입주 기업의 입장을 최소한이라도 생각했다면 하루 이틀 늦춘다고 해서 박 대통령에게 큰 흠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급해도 너무 급했던 것은 아닐까?
정부는 뒤늦게 개성공단 폐쇄로 인한 긴급 피해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내용은 입주 기업들이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로 미비하다. 2013년 5개월 여 간의 중단되었던 때와 별 다를 것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의 대책은 남북협력기금을 대출받은 기업들의 원리금 상환 유예, 만기연장, 현금 확보가 어려운 기업에 기업은행을 통해 업체당 최고 5억 원까지 저금리 지원, 각종 국세와 지방세, 공과금 납기 연장이 전부다. 그나마 남북경협보험 가입 기업에 한해서는 기업체당 70억 원 한도에서 투자손실 90%까지 제공한다 했지만 이것 역시 2850억 원에 한해서다. 이마저도 남북경협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대다수 업체들의 피해는 고스란히 업체의 몫으로 남겨지게 됐다.
개성공단 기업협의회 정기섭 회장 역시 “보상도 보상이 아니다. 보험금 지급하고 금융지원, 금융지원도 돈 빌려 주겠다”라는 것이라며 불만을 성토했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에게 정부 지원이 아닌 보상을 해주어도 모자를 마당에 저금리 대출은 너무한 처사가 아닌가 싶다.
어느 누가 봐도 이번 정부 지원 대책은 입주기업들의 피해에 비해 턱 없이 부족하다. 또한 지원과 보상을 받으려고 해도 각종 규제들이 바탕에 깔려있다. 한 예로 관광산업 업체는 작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인한 관광객 감소로 초토화됐다. 그때 역시 정부에서 피해보상 으로 지금과 같은 비슷한 대책들을 발표했다. 저금리 지원도 한정됐고, 이 역시도 담보 제공을 해야만 지원을 해주는 황당한 대책이 대부분이었다. 담보 제공을 못해 지원을 받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다가 제 2, 3 금융권에서 돈을 빌려 쓴 업체들도 부지기수였다. 이것이 현 정부의 기업들에 대한 지원책이다.
그렇다면 농어민들은 어떤 지원을 받는가? 구제역으로 피해보상을 받은 것을 보면 정부가 구제역 피해 농가 피해액 100%를 현 시세대로 지원해 주었고, 생계안정자금과 사료 값 역시 100% 보상해 주었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에게도 전년도 소득을 조사해 피해 전액을 보상해주어야 할 것이다.
정부가 갑작스럽게 개성공단 전면 중단을 일방적으로 기업에 통보했고, 11일 바로 출입통제를 했다. 그리고 12일 폐쇄를 했다. 이토록 급박하게 진행해야 할 정도의 일이었는지 되묻고 싶다. 개성공단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달러 급여의 70%가 북한 노동당 서기실로 전해져 핵미사일 개발 등에 쓰였다는 정부 발표를 두고 보면 개성공단의 폐쇄는 나름의 이유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자국민들을 생각해서라도 어렵게 개성공단에 투자를 하고 입주한 기업들을 생각해 사전에 조금이라도 시간을 두고 기업들이 최소한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었다면 어떠했을지 못내 아쉬운 부분이다.
정부는 개성공단 폐쇄로 인해 피해 입은 기업들에게 생색내기 식 지원이 아닌 전면 보상을 해주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 기업들도 앞으로 정부를 믿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투자를 두려워하지 않고 나라 경제 살리기에 앞장설 것이다.
원본 기사 보기:경기브레이크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