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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TK 예비후보들의 공천관리위원회의 면접이 끝났다. 각 언론사에서는 면접에 대한 해석을 내놓고 갑론을박 하는 가운데, 알 수 없는 40명의 살생부가 실명까지 거론하며 여의도 정가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진원지가 어딘지는 아직 모르지만, 실명까지 공개된 것을 보면 상당한 의미가 있는 명단인 것 같다.
대부분 비박의 이름이 거론됐으며 구색으로 친박 다선(多選) 및 고령자도 포함됐다는 설이 있다. 곧 공천이 되겠지만, 왜 갑자기 이런 루머(?)가 떠도는지, 누구의 작품인지, 진원지가 어디인지, 지난주에 공천배제 의원 명단이 포함된 괴문서가 돌긴 했지만, 이번 명단은 여러 명의 실제 이름이 거론됐고, 당사자들이 명단에 자신들이 포함됐다고 직접 밝혔다는 점에서 인화성이 훨씬 더 강하다.
정두언 의원은 지난 26, 27일에 걸쳐 자신이 친박계에서 주장한 40여명 물갈이 명단에 포함됐다는 얘기를 김 대표 측근으로부터 들었다고 언론을 통해 밝혔다. 비박계 김용태 의원도 같은 내용의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명단에는 이재오, 유승민 의원을 포함한 비박계 의원들의 이름이 상당수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친박계 중진 의원 일부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비박계를 컷오프 하기위해 친박계 일부도 포함시켰다는 것이다. 그러나 친박계 의원의 이름은 없다. 파문이 커지자 김 대표 측은 진화에 나섰다. 김학용 당 대표 비서실장은 27일 언론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김 대표는 그러한 요구를 받은 적이 없고, 정 의원과는 정치권에 회자되고 있는 이름들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었을 뿐”이라고 부인했다.
40명의 살생부의 명단 존재가 회자되면서 김무성 대표는 정 의원과는 세간에 떠도는 얘기를 주고받은 것일 뿐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비박계 의원들은 발끈했다. 당 안팎에선 친박계 이한구 공관위원장의 고강도 현역 물갈이 방침을 놓고 친박계가 비박계를 공천에서 배제시키려는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다.
지금이 5공시대가 아니다. 살생부 명단이 새누리당 대표의 발설에서 나왔다면 이는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친박계 의원들은 명단 존재를 부인하며 김 대표를 향해 경위를 밝히라고 촉구했다. 윤상현 의원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누가 그런 소리 했는지 그 사람부터 찾아내서 솎아내야 한다”고 격분했다.
김태흠 의원도 “김 대표가 정말 살생부를 받았는지, 왜 이러한 논란이 생겼는지 정확하게 경위를 밝혀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총선을 앞두고 이러한 사태가 벌어진 데 대한 응분의 책임을 본인이 져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한구 위원장도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 위원장은 물갈이 명단과 관련해 “기분이 나쁘다”며 “공관위원장을 얼마나 우습게보면 그런 소리들을 하느냐”고 반발했다.
한마디로 살생부 명단을 놓고 여권 계파 다툼이 막장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가뜩이나 선거구 획정으로 유권자들을 휘황하게 만들어 놓더니, 집권여당의 텃밭이라는 TK지역에서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TK지역에 6명으로 그치겠느냐는 이상한 소리를 했다가 바로 농담이었다고 했다.
대구지역 6명이면 누구인가? 갑자기 숨은그림찾기에 들어간 TK지역 현역 및 예비후보들을 당황하게 만들고 있다. 6명은 농담이라고 급 수습을 했으나, 물갈이의 중심이 TK지역에 있음을 은연중에 속내를 보이고 있는 것 같다. 선거철이 다가오면 살생부가 나오고, 후보들은 긴장을 하고 칼자루를 쥔 공관위원장의 칼날은 누구를 향할것인지 긴장을 멈출 수 없다.
과거 2008년, 2012년 총선 때도 살생부가 나돌았다. 뚜껑을 열고 보면 살생부와 비슷한 결과를 보면서 그냥 살생부가 아님을 말해 주고 있다. 국가는 안보위기 및 경제위기가 심각한데, 집권여당에서는 계파 싸움으로 ‘살생부’까지 등장하는 것을 보면 집권여당의 계파 공천다툼이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는 오만한 자세다.
새누리당은 국민의 눈밖에 난 정치인을 솎아내는 대신 대통령의 눈밖에 난 정치인을 솎아낸다면 그것이야말로 국민을 우습게 보는 행위다. 총선에 대한 평가는 국민이 투표로서 결정한다는 것을 집권세력은 알아야 한다. 하여간 TK 지역 현역 및 예비후보들은 가슴이 조마조마 한다. 대학에 입학하듯 면접까지 받았는데, 컷오프를 미리 정해 넣고 공천발표를 할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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