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뉴스 정민우 기자= 유통·식품 업계의 새봄맞이 최대 행사인 삼겹살데이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각종 프로모션들이 진행되며 소비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삼겹살데이는 3이 겹치는 3월 3일로 축협이 양돈 농가의 소득을 증진시키기 위해 지정했으며, 국어국립원 신어 자료집에도 수록된 명사다.
이에 농협유통은 삼겹살데이를 맞아 오는 3일부터 6일까지 120t의 물량을 준비, 하나로클럽 등에서 100g당 1130원에 할인 판매할 예정이다.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도 삼겹살 소비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전개한다. 농협유통과 함께 한돈 삼겹살을 정상가 대비 반값인 880원(100g)에 판매하며, 온라인 쇼핑몰인 ‘드림한돈’에서도 한돈 제품을 최저가로 판매한다.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마트 3사 역시 삼겹살 등 관련 품목의 물량을 대폭 늘리고, 할인행사에 돌입할 계획이다. 단, 예년처럼 최저가를 선언하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삼겹살 판매 촉진과 더불어 관련 상품의 매출 증대도 이어지고 있다. 홈플러스가 지난해 삼겹살의 주간 평균 매출액을 100으로 놓고 매출지수를 분석한 결과, 삼겹살데이가 속해있는 주간(3/1~3/7)의 삼겹살 매출지수는 140으로, 주평균 매출 대비 40%가 높아졌다.
이 기간 동안 쌈추와 고추는 매출이 주평균 대비 각각 50.8%, 21% 증가해 삼겹살데이 주간 최대 수혜상품으로 꼽혔으며, 마늘(20.1%), 양파(19.8%), 당근(17.6%), 상추(12.7%), 깻잎(7.3%) 등도 함께 매출이 동반상승하는 효과를 보였다.
여기에 ‘삼겹살 먹기’ 운동도 점차 활성화 되면서, 벌써부터 매출이 증가하는 모습도 포착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삼겹살데이도 국산 양돈농가의 소득증대 등 연속성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라 여전히 1회성 이벤트에 그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어느새 국민 음식으로 대표됐던 삼겹살은 지속적인 가격 상승으로 인해 ‘금 값’의 대명사가 됐고, 국산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면 오를수록 수입 물량도 증가하는 등 가격 경쟁력에서 뒤쳐지며, 소비자의 외면은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월 국내산 삼겹살 100g당 가격은 1736원으로, 수입산에 (1025원) 비해 700원 가량 차이가 발생했고, 지난해 돼지고기의 수입량은 평년에 비해 32.3% 증가했다.
물론, 올해 돼지고기 가격은 지난해보다 다소 떨어졌지만, 이미 천정부지로 오른 가격을 다시 잡기는 힘들고, 수입 소고기 및 먹거리 확대 등으로 인해 국산 양돈농가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직장인 A(남, 40)씨는 “몇 년전만 하더라도 퇴근 후 동료들과 저녁을 먹을때는 삼겹살에 소주를 주로 즐겼지만, 요새는 가격이 부담스럽다”며 “이제 삼겹살은 큰 마음을 가지고 먹어야 하는 음식이 된 것 같다”고 푸념했다.
대학생 B(남, 25)씨도 “학교 엠티나 친구들과 놀러갈 때 마트에서 주로 돼지고기를 사갔지만, 요즘에는 수입산 소고기를 많이 사가는 편”이라며 “가격 차이도 별반 차이가 없는 만큼, 국내산 돼지고기를 굳이 고집할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
한 지역에서 삼겹살 장사를 하고 있는 주인 이모(여, 48)씨도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씨는 “우리집 가격(삼겹살)은 1만2000원이고 요새 대부분의 가게들이 그렇게 받고 있다. 더 비싼 곳은 1만3000원까지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최근 손님들은 질이 조금이라도 안 좋은 고기나 수입산은 찾지를 않는다. 질 좋은 고기에 각종 야채와 인건비 등을 포함하면 절대 비싼가격은 아니다. 하지만 국내산 돼지고기값은 점차 오르는 데 가격을 낮춰 팔자니 이건 장사를 하지 말라는 소리다”고 말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품질은 높이고 사료비와 가축비 절감 등의 프로그램이 하루빨리 국내 양돈농가에 정착돼야 하는 등 적극적인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꾸준히 조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