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8군 영내. 오랜 역사를 자랑하듯 고령의 소나무도 있다. ©브레이크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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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미8군. 유엔군과 미군이 사용해온 이 군사용지를 용산구민들도 탐방하는 시대가 열렸다. 미8군이 주둔하는 용산의 미군기지 내는 봄을 맞아 벚꽃 등 봄꽃들이 만발해 있고, 오랜 역사를 자랑하듯 고령의 나무들이 새잎을 내기 시작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용산구청은 지난 4월6인 낸 “100년의 기다림, 용산기지 유적 탐방” 제하의 보도자료에서 “지난 3월30일 용산구(구청장 성장현)에서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다. 주민들이 미군부대 용산기지를 방문해 캠프 내 근현대 역사 유적지를 탐방한 것. 지난 3주 6회에 걸쳐 진행된 평생학습 프로그램 ‘용산학(學) 강좌’의 대미를 이곳에서 장식했다”고 피력하면서 “탐방에 참여한 구민 역사학도는 30대 젊은이부터 70대 어르신까지 연령대부터 다양하다. 색다른 경험이기도 하거니와, 앞선 강연을 통해 용산의 역사와 미군기지 내 유적에 대한 사전지식을 두둑이 쌓은 터라 더 기대가 큰 모습이었다”고 소개했다.
▲ 미8군 외곽 벽. 미군용시설 무단출입금지라는 팻말이 부착돼 있다. ©브레이크뉴스
▲ 벚꽃이 만발한 미8군 영내. ©브레이크뉴스
▲ 미8군 영내 ©브레이크뉴스
미군부대 탐방행사와 관련,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용산기지는 일제의 동아시아 침략 역사를 비롯 20세기 중반 냉전 체제 아래 한, 미, 유엔의 교류와 흔적이 고스란히 보존된 세계적으로 의미 있는 장소”라며 “기지가 이전되면 잊혔던 근현대 역사도 복원하고 용산이 세계의 중심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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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탐방은 용산기지 1번 게이트를 통과해 사우스포스트(이태원로 남단)의 드래곤힐 호텔을 들르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일제 강점기 일본군 사령관 관저 정문에 있던 기둥 석재를 옮겨와 호텔 입구 장식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어 호텔 뒤편 느티나무 군락지를 방문했다. 일제 강점기로부터, 미군기지까지 민족의 역사를 오롯이 내려다 본 나무들”이라고 설명하고 “기지 동쪽으로 야트막하게 솟은 둔지산(屯之山)에 올랐다. 미군 장교들의 숙소가 위치해 있다. 담장 너머로 용산구청이 지척이다. 둔지산 기슭에는 지어진 지 100년이 넘은 군 감옥시설(위수감옥)이 남아있다. 웅장한 적벽 담장 사이사이 튼튼한 버트레스(부벽)가 버티고 섰다. 의병 강기동 선생부터 해방 이후에는 장군의 아들 김두한, 김수영 시인, 그리고 백범 암살범 안두희까지 이곳을 거쳐 갔다 한다”고 전했다.
▲ 미8군 영내. 태극기-유엔군기-미국기가 함께 펄럭이고 있다. ©브레이크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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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구민 탐방팀이 가 본 곳 가운데는 미8군 전몰자 기념비도 끼어 있었다. 이에 대해 구청측은 “잠깐의 휴식을 가진 뒤 이태원로 차도 위로 설치된 구름다리를 건넜다. 금세 미8군 사령부가 위치한 메인 포스트에 이른다. 가장 먼저 눈의 띄는 유적은 미8군 전몰자 기념비다. 원래 여기에 만주사변 전사자 충혼비가 있었다 한다. 용산기지의 복잡다단한 중층의 역사를 보여주는 기념물”이라고, 알렸다.
이 탐방팀은 주한 미합동군사업무지원단(JUSMAG-K)도 가봤다. 이에 대해 보도자료에서 “한미연합사 건물을 지나자 담장 너머로 이태원 경리단길과 남산이 눈에 들어온다. 길은 주한 미합동군사업무지원단(JUSMAG-K)에 이른다. 원래 일제의 육군 장교관사로 쓰였으나 해방 직후 열린 미소공동위원회 소련군 대표단의 숙소로도 사용되었다. 원형이 거의 그대로 보존된, 근대 역사의 현장”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용산구민 30여명을 인솔하고 미군부대 용산기지를 방문한 향토사학자 김천수씨(39)는 “이정도 규모의 민간인 탐방이 이루어진 건 아마 미군부대 창설 이래 처음이 아닐까 싶네요. 오늘 우리가 용산기지의 역사를 새로 썼습니다.”고 말했다.
구청측은 “내년부터 미군부대 이전이 시작되면, 지난 100여 년간 밟지 못했던 용산의 땅이 주민 품으로 돌아온다. 구는 앞으로도 주민들이 참여하는 미군부대 탐방 행사를 정례화 한다는방침”이라면서 “주민들이 지역의 역사를 이해하고, ‘부(負)의 유산’(Negative Heritage) 또한 가능한 원형 그대로 보존해서 우리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취지”라고 역설했다.
▲ 미8군. 너머는 용산구 도심. ©브레이크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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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부대 탐방행사와 관련,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용산기지는 일제의 동아시아 침략 역사를 비롯 20세기 중반 냉전 체제 아래 한, 미, 유엔의 교류와 흔적이 고스란히 보존된 세계적으로 의미 있는 장소”라며 “기지가 이전되면 잊혔던 근현대 역사도 복원하고 용산이 세계의 중심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 미8군 영내 드레곤 호텔 벽에 걸린 그림. ©브레이크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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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용산은 근대 이전에도 한양도성의 관문으로 교통, 군사적 측면에서 주목받아 왔다. 하지만 고려 말 몽고군의 병참기지와 임진왜란 당시 왜군의 보급기지로 활용됐다. 임오군란(1882) 때는 청나라 군대의 주둔지로, 이후 일제 강점기에는 일본군 주둔지로 활용됐다. 1945년 이후는 미군-유엔군이 주둔해온 군사기지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