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신년(丙申年) 벽두부터 사우디발(發) 쇼크는 중동경제를 강타하고 있다. 중동 산유국의 지존이었던 연료보조금 혜택과 최저 유가의 수혜는 이제 전설이 되었다. 2015년 5월부터 저유가 기조가 형성되면서 국제유가는 이제 우유나 생수보다 더 싼 원자재로 전략해 사우디를 비롯한 걸프협력회의(GCC) 소속 6개 국가는 오일쇼크 악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것 역시 감기가 아닌 홍역 수준이라 향후 2∼3년에 걸친 경제 재양으로 이어질 것에 어는 누구도 이의를 달지 못함이 더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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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29일 로이터 통신은 ‘사우디는 사상 초유 허리띠 졸라매기’가 시작되었다고 보도했다. 먼저 ‘Saudi rulers weigh political cost of tough economic reforms(사우디 지도자는 기름 값 정책을 통해 경제개혁에 시동을 걸다)’를 긴급 뉴스로 보도해 저유가 기조는 이제 중동 산유국의 미래를 어둡게 만들고 있음을 증언했다.
바로 그 다음날 사우디 수도 리야드와 경제도시 제다의 주유소에서 휘발유 가격은 최고 67%까지 올렸다. 고급 무연휘발유는 l당 16센트에서 24센트로 50% 올랐고, 보통 휘발유는 12센트에서 20센트로 67%나 급등했다.
여기에 더해 전기와 수도 등 공공서비스 분야 요금도 앞으로 5년간 단계적으로 인상할 것을 계획하고 있음도 덧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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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재무부는 소비자 유가 인상을 발표하면서 민심의 이반을 막기 위해 이례적으로 2015년 재정적자가 3670억 리얄(약 117조 원)이었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사우디 건국 83년 만의 최대 규모로 사우디 총생산(GDP)의 15%에 달함은 그만큼 원유 수입이 2014년보다 23% 감소함을 이유로 들어서.
하긴 사우디 쇼크는 석유 감산 정책으로 전환하면 국가유가는 오르게 되어있다. 그런데도 알리 알 아이미 사우디 석유장관은 이 카드를 외면하고 있다. 20년이 넘게 석유장관을 지낸 그야말로 백전노장의 인수분해마저 사우디 유가정책에 백약이 무효다.
이런 요인은 ‘저(低)유가와 강(强)달러’의 쌍권총 찬 미국의 셰일가스 돌풍에다 올해부터 이란 석유가 서방세계에 수출이 시작되면 그 수혜국은 응당 이란이기에 그렇다.
그렇다고 해도 원유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자원빈국 한국으로서는 사우디에 대한 경협(經協)은 증대일로다.
지난해 포스코 건설과 사우디 국부펀드와의 경협으로 물코를 트면서 올해는 국민연금마저 5억 달러 이상의 경협이 가시권에 들어섰다.
여기에는 대한민국 희망프로젝트에 압권인 스마트 원자로 건설과 사우디 국민차 런칭에 대한 국가 미래먹거리에 차질이 없게끔 양국의 처지를 그대로 반영한 몸짓이나 마찬가지 등급이다.
이를 직시한 중동지역 민간 싱크탱크인 ‘Al Kharide Forum : 회장 김용훈)은 중동지역 특수인 해외건설플랜드와 해외해상플랜트와 석유화학산업이 고전을 면치 못한 그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해 한국의 강소기업을 대상으로 셀링 마케팅이 아닌 바이어 마케팅 개념에 따라 사우디 제다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제공에 앞장서고 있다고 밝혔다.
사우디의 비즈니스 파트너인 SAC와 코드를 맞추기 바쁘게 다섯 가지 아이템 구성부터가 남다르게 느끼게끔 필요조건마저 잘 구비되었다.
이를 도식화한다면 ‘선점의 효과 = 제다의 비즈니스 기회’라는 경제공식에 걸맞게 가슴에 와 닿을 정도의 미래지향적인 가치까지 겸했다.
하나는 연료보조금 제도에 길들어진 사우디 국민에게 선진국 주유소 서비스는 외면해도 좋을 정도로 그냥 배제되어 잘 굴러갔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유가 인상에 따른 서비스 경쟁에 대한 시대적 요구를 사우디 전역 170개 주유소는 인지하면서 신규를 포함한 개보수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이를 비즈니스 기회로 인지해 선진국 주유소 풀사인 도입과 서비스 공간 신설, 그리고 낡은 주유기 시설 교체 등을 페기지로 묶어 주유소 혁신을 제시하는 데 한국 강소기업의 기술적 전수와 이전을 제다 주유소 측에서 먼저 제안하고 있다.
둘은 사우디는 매년 70만 대의 자동차를 수입하는 국가다. 그래서 지난해 중동정상회담에서 성사된 사우디 국민차 런칭을 위해 자동차 부품인 필터의 생산을 비즈니스 기회로 보게 되었다.
기존의 사우디 필터 공장 제품과 중국산 필터의 취약점으로 밝혀진 내구성 문제의 해결을 강소기업이 이를 소화하는 기술적 축적에 사우디는 주목하고 있다.
예를 들면 부지포를 감싸는 플라스틱 용기는 더운 사막지대에서는 녹아나기 마련이라 이를 탄소섬유로 교체해서 양산시키고 동시에 전자동 스마트 공장 시스템을 가동시키면 승산이 있다는 결과를 시뮬레이션의 확인절차가 해법이 되었다.
셋은 전 세계가 공감하는 기후변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감축에 지대한 영향력이 기대되는 LED 가로등을 신규 및 교체를 아울려서 비즈니스화 시키는 일이다.
1차적으로 제다의 킹덤시티와 킹 압둘라경제도시의 조명 기관들이 사우디전력청 가로등 스펙을 통해 기술적 검증을 거친 관계로 승산은 높다. 가능하면 사우디전력청이 요구하는 대로 인증기간 3개월 동안 실증단지 현장에서 작동시켜 그들의 요구와 고민을 해결하는 데 협조하는 일이 미션으로 남게 되었다.
넷은 고급내장재의 수출이다. 한국에서 유명한 건물내장재라고 해도, 유럽연합 선진국과 중국과 단순비교해도 단순제품에 불과한 게 사실이다.
이것 역시 2018년 완공을 서두르고 있는 200층 킹덤타워에 납품시켜 일약 ‘단순 내장재 제품’을 ‘고급 내장재 명품(名品)’으로 업그레이드 시킬 비즈니스 기회의 이용과 활용이다.
높이 1km에 200층 규모의 킹덤타워의 주관사인 제다이코노믹컴퍼니(JEC)와 킹덤홀딩스로부터 견본요청을 받았다.
마지막 다섯은 사우디 건국 이래 국제유가 급락에 따라 2770만 사우디 국민들에게는 선진국형 라이프 스타일 개조에 따른 욕구가 분출되고 있다.
사우디 일반주택도 고급 호텔처럼 고급욕조문화를 통해 새로운 주거문화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유럽과 미국의 유학생활을 통해 인지하고 있는 사우디 여성 유학파 사이에서 욕조문화에 대한 기대와 개조는 사우디 가정의 현대화 실현과 깊은 함수관계로 보는 경향이 차츰 득세하고 있다.
여성 운전의 족쇄를 풀지 못해 한 가정 당 두 대 이상의 승용차 시대의 부조화로 하루 24시간을 주거생활로 보내야 하는 욕조문화의 실용화와 현대화는 주거문화의 변혁요인으로 사우디 SNS 당골 메뉴로 등장될 정도다.
이를 제다 비즈니스 기회로 삼은 강소기업이 메이커박코리아의 전매특허인 창조경제의 실체인 3D로 기존 욕조를 새로운 욕조로 변형시켜 제시하는 일이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이를 비즈니스 기회로 승화(?)시키는 일이야말로 너무나 한국 강소기업답다.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는 저유가 기조로 국가적 위기(危機)를 맞고 있다고 해도 제다를 비롯한 사우디 기업들은 이를 기회(機會)로 간주해 스스로 구각을 깨고 2% 부족한 제조업 부흥과 서비스 르네상스의 시작을 병신년(丙申年) 벽두로 삼고 있다.
그래서 <아부다비 통신>은 히든 챔피언의 다른 이름인 한국 강소기업이 사우디 제다를 교두보로 삼아 앞에서 거론한 다섯 가지 아이템으로 제다행 비행기에 오르는 일에 동승해 더 상세한 소식을 전할 생각이다.
비록 사우디 경제 위기 소식에 놀라 중국과 일본이 주춤하는 사이에 이들은 리스크와 시행착오가 도사린 길이라고 해도, 제다를 교두보로 삼아 향후 이란의 3억 중앙아시아시장과 비세그라드(V4) 1억 중앙유럽시장이라는 초특급마켓에 대한 기대를 걸고 있음을 확인할 동행 취재(取材)에 나설 터다. adimo@hanmail.net
*필자/임은모. 교수. 글로벌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