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군 고위급 공무원이 ‘불법 일괄하도급 공사를 강요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의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군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윗선개입에 따른 각종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허공에 띄운 풍선처럼 급속도로 확산되는 등 경찰이 실체적 진실을 찾아내기 위해 전격적으로 압수 수색을 단행하는 초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전북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대장 김효진)는 지난 18일 부안군 건설과와 모 하도급 업체 사무실 등을 압수 수색해 관련 서류와 컴퓨터 등을 확보하고 하도급 강요 의혹과 관련, 수사의 칼날을 세우고 있다.
수사대상에 오른 부안군청 건설과 관련 공무원 2명은 지난 5월 발주한 110억원 규모의 탐방로 개설 공사를 수주한 익산의 A건설업체 대표에게 전주에 있는 B건설업체에 일괄 하도급을 줄 것을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 과정에 모락모락 재기되고 있는 위선 개입 설까지 파헤친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혐의점을 입증할 만한 증거를 보강한 이후 수사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돼 부안군정의 총수가 참고인 자격으로 경찰에 출석할 수밖에 없는 격랑의 파고가 휘몰아 칠 것으로 전망된다.
만일 개입 설에 따른 진위 여부가 경찰 수사를 통해 세상 밖으로 드러날 경우 자칫 참고인 자격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될 수 있는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이 같은 분석은 “김종규 부안군수와 B건설업체 대표와 단순 고교 선‧후배 사회로 알고 지내는 사이일 뿐 어떠한 연결고리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부안지역 일부 건설업 관계자들에 따르면 “일명 꼬리자르기식 겉포장에 불과하지 않느냐”는 볼멘소리가 지배적이다.
더 더욱, ‘일면식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C과장이 “A업체가 공사를 낙찰 받은 이후 무엇 때문에 B업체를 위해 자신의 근무지를 이탈하면서까지 지명원과 명함까지 전달했겠느냐”는 의혹의 눈초리가 자연스럽게 성립된다.
또, A업체 대표가 경찰 조사과정에 군청 C과장이 특정업체에 '하도급'를 강요하면서 "이것은 3층(군수실) 지시며 군수와 가까운 업체"라고 진술하는 등 일괄하도급을 주지 않고 버티자 다시 찾아와 "왜 빨리 처리하지 않아 3층에 불려가 깨지게 만드냐"며 역정을 내기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C과장은 이에 대해 "전혀 3층과 연관된 사항이 아니고, 자신은 그렇게 말한 사실도 없다"고 모 언론사 취재과정에 해명했다.
일련의 ‘불법 하도급 강요 의혹’에 대한 진위여부를 지역 토착 비리 척결차원의 메스를 들어 고질적 병폐를 발본색원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 사건의 발단 = 공사를 수주한 A업체 대표와 B업체 사장은 지난달 25일 익산의 A사장 사무실에서 하도급 관련 논의를 하는 과정에 몸싸움이 발생해 폭행사건으로 이어지면서 불거졌다.
이 과정에 A업체 대표가 ‘불법 일괄하도급’ 의혹에 대한 내용을 폭로해 수면위로 부상하기 시작했고 전북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 9일 오후 폭행사건 당시 현장에 있었던 A사장과 현장 소장, 경리 등 3명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진위 여부를 조사했다.
전북지방경찰청 한 관계자는 “아직 A업체 대표 및 주변 인물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에 이어 부안군 건설과와 모 하도급 업체 사무실을 압수 수색해 관련 서류 및 컴퓨터 등을 확보해 진위 여부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는 상태”며 “현재 혐의 사실 등을 확인하기 위해 모든 정황을 열어 놓고 광범위한 수사가 진행 중이라 구체적인 사실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A업체는 지난 5월 부안군이 발주한 줄포만 해안체험 탐방도로(보안-줄포) 113억원 상당의 공사를 조달청 입찰공고를 통해 낙찰 받았다.
1995년 민선 자치시대가 열린 이래 부안군정의 수장(首長)으로 화려하게 입성한 군수들이 비운을 겪은 사례를 살펴보면 지난 1997년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구속됐다 항소심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이듬해 자진 사퇴하는 수순으로 발걸음을 돌린 강수원(민선 1기) 전 부안군수로 기록된다.
이후, 무죄를 주장하며 상고심까지 법정 다툼을 벌인 김호수 前 부안군수의 상고가 기각돼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확정 받아 현재 복역 중이다.
김 前 군수는 지난 2008년 1월 부안군 인사담당 공무원들에게 6급 이하 공무원들의 서열 ․ 평정점 임의조작을 지시해 평정단위별서열명부 등 인사서류를 허위로 작성하도록 하고 사무관 승진 인사위원회와 관련, 특정 공무원들을 승진하게 한 혐의가 인정돼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1심은 "김 前 군수가 공무원 근무평정에 관여해 공무원의 신분을 보장한 직업공무원제도를 훼손시키고 공무원의 사기를 떨어뜨렸다"며 징역 2년을 선고했고 항소심은 "승진을 대가로 금품이나 향응을 받은 점이 밝혀지지 않았다" 며 징역 1년 6월로 감형했다.
여기에 군민의 선택을 받아 기초의원, 도의원을 거쳐 민선 4기 단체장에 당선되는 영예를 안은 이병학 前 군수도 선거법 위반혐의로 구속되는 등 1년 3개월 동안 관련 사건이 대법원을 2번씩 오가는 우여곡절 끝에 업무정지와 복귀를 거듭하면서 결국 낙마하는 쓴잔을 마시며 끝내 비운의 주인공으로 이름을 올렸다.
원본 기사 보기:브레이크뉴스 전북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