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상징이자 길지로 꼽히던 '삼성생명 사옥' 5800억 받고 부영그룹에 매각키로
'태평로 사옥' 등 부동산 자산 매각은 이재용 부회장 실용주의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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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이 서울 중구 세종로(옛 태평로)에 위치한 삼성생명 사옥을 부영그룹에 매각하기로 해 주목을 끌고 있다. 삼성그룹이 한때 상징성이 있던 삼성본관, 즉 삼성생명 사옥까지 내다파는 이유는 대체 뭘까?
삼성생명 관계자는 1월8일 “부영그룹과 삼성생명 본관 사옥에 대한 매각계약을 체결했다”며 “올해 3분기 중 최종계약이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과 부영은 합의에 따라 매각금액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지만, 가격은 58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삼성생명 본관 매입은 이중근 부영 회장이 직접 챙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회장은 1월8일 오전 10시 삼성생명 본사를 직접 찾아가 매매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는 것. 삼성생명은 올해 3분기(7∼9월) 안에 잔금을 받고 계약을 마무리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매각에 따라 삼성생명은 서초사옥으로 이전한다. 2016년 하반기부터 삼성생명 등 금융 계열사들이 삼성전자가 쓰던 서초동 사옥으로 이사를 하고, 삼성전자는 수원으로 옮겨가는 등 삼성그룹의 대이동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 건물이 매각됨으로써 삼성증권, 삼성카드 등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들이 서초동 사옥으로 집결하는 등 삼성그룹 계열사 사옥 이전 작업은 사실상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국보 1호 숭례문 바로 옆에 우뚝선 자주색 빌딩인 삼성생명 사옥은 10년 전만 해도 '태평로 사옥'으로 불리며 삼성그룹을 상징하는 건물로 통했다. 동방생명 시절인 1984년 완공된 삼성생명 사옥은 1976년 준공된 태평로 삼성본관과 함께 삼성그룹을 대표했다. 이 건물이 들어선 곳은 돈이 들어오는 자리라고 해서 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30년 전 이탈리아제 대리석을 직접 들여와서 지을 정도로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삼성그룹은 이병철 창업주가 작고한 지 20주기가 되던 해인 2007~2009년 길지 중의 길지로 꼽히던 '삼성본관'에 있던 삼성전자 등 핵심 계열사를 '서초동 사옥'으로 옯겼다. 그리고 8년 만인 2016년에는 삼성생명 사옥을 재계 순위 18위의 부영그룹에 내다팔기로 했다.
삼성그룹이 삼성생명 사옥을 부영그룹에 넘기는 대가로 받는 5800억원은 사실 삼성 입장에서 보면 그렇게 큰 금액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한화그룹과 롯데그룹에 화학·방산 계열사를 잇따라 내다판 삼성그룹 입장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의 '실용주의'와 '선택과 집중' 스타일을 반영해서 팔 것은 과감하게 내다팔고 키울 것은 확실히 키운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또 이재용 부회장이 부동산을 중시한 조부, 부친과 달리 건물에 큰 돈을 투자하는 것을 낭비라고 본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한 일각에서는 '태평로 사옥'을 내다파는 등 삼성생명의 대대적인 부동산 자산 매각은 2020년 도입될 예정인 보험국제회계기준 2단계 시행에 대비한 확충 성격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하고 있다. 보험국제회계기준이 도입돼 보험회사가 계약자들에게 돌려줘야 할 준비금을 시가로 평가하게 되면 삼성생명은 10조원 이상의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데 '태평로 사옥' 매각은 이를 대비한 것이라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병철 창압주가 애지중지하던 '삼성생명 사옥' 매각을 둘러싸고 풍수가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뒷말도 나오고 있다.
일찍이 풍수연구가 박민찬 도선풍수과학원 원장은 지난해 12월7일 <환타임스>에 기고한 글을 통해 "삼성이 이병철 회장의 20주기 되던 2007년~2009년 사이 태평로 사옥이라는 길지를 버리고 흉터인 서초동 사옥으로 이사를 했다"고 환기시키면서 "그후 삼성 임원들의 갑작스런 사망 사건이 있었고, 이건희 회장 등 이병철 창업주 직계자손들의 건강악화, 2014년 3분기 영업이익 1/3 감소 등 삼성그룹의 어려움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민찬 원장은 또한 같은 글을 통해 "삼성그룹에서 삼성동 한전부지 근교에 터를 마련했다는 소식이 들리는데 삼성동은 삼성그룹에 길지가 될 수 있으니 부디 명당터로 작용하게 하여 활용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여 눈길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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