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ntcast
Channel: 브레이크뉴스
Viewing all articles
Browse latest Browse all 285462

"4차 북핵 실험 대처과정, 미·중 합의도출 어려울 것"

$
0
0
▲ 정세토크 .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사회를 보았고, 신상진(광운대학교 국제학부 교수)-남기정(서울대학교 일본연구소 교수)교수가 이 토크에 참여했다.   ©브레이크뉴스

평화재단 평화연구원(yoomik@peacefoundation.or.kr)은 지난 1월 22일 평화재단 3층 강당에서 “북한 4차 핵실험과 격랑의 한반도-북한 4차 핵실험의 숨은 그림과 동북아 국제정치의 향방”을 주제로한 정세토크를 가졌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사회를 보았고, 신상진(광운대학교 국제학부 교수)-남기정(서울대학교 일본연구소 교수)교수가 이 토크에 참여했다. 신상진 교수는 “북핵 실험 후에 미일 협력관계가 강화되고 있고 한반도에까지 사드 무기를 배치시킬 수 있는 구실을 제공해주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님기정 교수는 “ 미국은 핵을 용인할 수는 없다는 척하면서 현 상황을 유지하며 오히려 주변상황을 정리하는데 활용할 가능성이 있고, 일본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본지는 이 정세토크를 지상중계 한다.


-조한범 : 북한의 이번 핵실험은 아주 의외였어요. 충격적이고 심각한 상황입니다. 특히 국제정치적으로 북한 4차 핵실험에는 숨어있는 여러 그림들이 있습니다. 오늘 중국 전문가 신상진 교수님과 일본 전문가 남기정 교수님을 모시고, 먼저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총괄적인 의견을 들어보겠습니다. 

 

▲신상진 : 북핵문제에 대해 중국은 일관적으로 다음 세 가지 입장을 보여 왔습니다. 첫째는 한반도의 비핵화입니다. 북한도 핵을 가져서는 안 되고 한반도에 미국이 핵무기를 배치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죠. 두 번째로는 북한에 대해 적절한 제재를 취할 수 있으나,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이 한반도에서 또 다른 불안정을 조성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셋째는 북한이 느끼는 안보위협을 해소해 주어야 하며,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중국은 이번 4차 핵실험에 대해 강력히 반대한다는 입장입니다. 과거와 달리 북한이 사전에 중국에 알리지 않아 불만이 높습니다. 그래서인지 북핵 실험 직후 중국은 과거와 달리 한국과 미국의 책임을 같이 거론하지 않았습니다. 북한 책임만 거론하면서, 핵문제를 대화로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그런 표현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중국 책임론을 들고 나오자 중국의 입장이 180도 변했습니다. 한국과 미국도 책임이 있으며 대북제재가 과도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으로 돌변하고 있습니다. 4차 북핵 실험 대처과정에서 미·중이 합의를 도출하기 어렵게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남기정 : 뜬금없는 얘기지만, 이번 일로 동북아의 안보환경이 좀 정리가 되었다는 느낌입니다. 북한 핵실험은 당분간 없지 않을까 라는 생각입니다. 경제중심으로 노선을 설정한 상태에서 상당히 오랜 기간 못할 거니까 일단 이 시점에서 하고 보자는 게 북한의 입장이었다고 추측해 봅니다. 일본도 2014년에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가능하다는 결정을 내렸고 작년에는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안보법을 마련해 놓았습니다. 사실 헌법 개정문제는 형식적인 겁니다. 따라서 한국은 주변의 안보 상황이 정리되었다고 보고 외교를 구상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핵실험에 대한 일본 반응은 당혹스러울 정도로 차분합니다. 이 상황을 일본의 국제 리더십 강화에 활용할 수 있다는 생각인거 같아요. 일본에서도 북한의 의도에 대해서는 이른바 경량화 소형화에 주목해서 대미 교섭용이라는 해석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저는 다른 의미도 있지만 북한 붕괴를 낙관하는 대북강경정책에 대한 최종적 회답이었다고 봅니다. 북한이 핵을 갖고 있는 이상 주변 국가들이 한반도 통일에 적극적 의미를 주지 않을 것이라는 게 북한의 생각이죠. 

 

통일 과정의 혼란 속에 핵이 누구에  게 어떻게 흘러갈지 모른다는 공포감을 주변국에 준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주변국들은 차라리 현상유지를 선호할 것이고, 대북제재에 목소리는 크게 내지만 암묵적인 용인으로 들어갈 수 있고, 그러면 우리만 외톨이가 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조한범 : 지난해 의외의 일이 많았어요. 원래 박 대통령이 9월 방중 이전인 6월에 방미계획이 있었는데  메르스로 연기됩니다. 9월 대통령의 방미가 성공적이라고 했는데, 곧장 외교안보수석이 교체됩니다. 또 한일간 위안부 문제가 전격 타결됩니다. 10월 북한 노동당 창건일에 중국의 류윈산이 방북해서 북중관계가 좋아지나 했는데 12월 모란봉악단의 공연이 전격 취소됩니다. 그리고 북한 핵실험이 있기 직전 중국 대외연락부장의 방북이 취소되었다는 보도가 나옵니다. 이런 상황을 종합 정리해 주시죠.

 

▲신상진 : 중국의 대외연락부 쑹타오 부장은 시진핑이 신뢰하는 사람인데 연초에 방북할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고 그 목적에 대해 추측이 많았습니다. 첫째 김정은의 방중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언론에서 보도되었는데, 돌이켜보면 김정은 방문문제가 그의 방북 목적이라고 보기에는 신빙성이 높지 않습니다. 둘째 핵실험 낌새를 눈치 채고 북한을 자제시키기 위해 방북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더 커 보입니다. 모란봉악단의 공연이 취소된 것도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같은 내용이 공연의 하이라이트였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중국은 북한으로부터  핵실험을 사전 통보받지 못했다고 하지만, 핵실험 낌새를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고 봅니다.

 

-조한범 : 북한의 핵실험 이후에  미국과 일본에서 가장 먼저 나온 반응이 한일 안보협력 강화입니다. 

 

▲남기정 : 단기적으로는 오비이락이지만 장기적 연관성은 있다고 봅니다. 한일관계 개선에 대해 일본은 8월 ‘아베담화’가 나오면서 최악은 피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한국도 변화 가능성이 있지 않은가라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그 때부터 한일관계가 위안부 문제를 제치고 다른 부분에서 협력을 해야 한다는 분위기로 가고 있었죠. 많은 일본 전문가들은 이러한 투-트랙 접근을 내심 환영하면서 위안부 문제는 시간이 걸릴 거라고 보았는데, 느닷없이 위안부 문제가 급진전된 거예요. 이것이 동북아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면 그것은 중일관계지요. 한국과 중국이 위안부 문제를 두고서 대일 연대 비슷한 것을 만들어가고 있었는데, 그동안 일본이 거북해 하고 있었기 때문에 역사문제를 매개로 한 한국의 중국 경사를 풀어보겠다는 계산도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위안부 문제보다는 작년 8월 ‘아베담화’ 이후 한일관계 개선 가능성 분위기를 타면서 일본이 느닷없이 군사협력 문제를 추진하자고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우리는 이를 거부했었습니다. 지금 위안부문제가 해결되면서 다시 그걸 추진하자는 얘기가 나오는데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조한범 : 북핵문제에 대한 중국 책임론도 나오는데 중국의 반응과 향후 행보는 어떻게 보십니까?

 

▲신상진 : 그간 미국은 전략적 인내 정책을 취하면서 중국에게 역할을 부여해 줬더니 북핵문제는 해결이 안 되고 오히려 핵능력만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 중국 책임론입니다. 그러나 중국 입장에서는 북한이 미국의 대북 안보위협을 구실로 핵개발을 하고 있으며, 미국이 협상보다 방관함으로서 북한의 핵능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그래서 미국은 북한 핵문제를 중국 책임이라 하고, 중국은 그 책임을 미국과 한국에게 있다고 돌리고 있습니다. 이런 동향을 보면 미국도 중국도 적극적으로 핵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와 능력도 없다고 볼 수 있으며, 우리에게 커다란 좌절감을 주고 있다고 봅니다.

 

-조한범 : 미국은 아시아회귀 정책과 대중압박 차원에서, 일본도 우경정책 추진 차원에서 이러한 상황을 즐기는 것은 아닌지요?

 

▲남기정 : 일본의 우경화나 군사 대국화에 있어서 북한 요인은 1990년대부터 쓸 만큼 다 써 먹었고 작년에 자신들에게 필요한 안보체제 틀을 대충 만들어 놓아서 이용가치는 없습니다. 오히려 군사대국화보다 질서 형성자로서 모습을 드러내고 싶은 움직임을 할 가능성은 있죠. 일본이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활동을 시작했고, 5월 달에는 G7을 유치했고 한중일 정상회담도 상반기에 일본에서 개최될 겁니다. 동아시아의 굵직굵직한 정치의 장에서 일본이 중국에 압박을 가하면서 중국을 미일동맹이 주도하는 질서 속에 끌어들여 길들이고자 하는 외교를 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죠.

 

반면 아베 입장에서 북일관계는 숙원입니다. 아베가 출세하는 데 정치적으로 큰 배경이 되어왔던 북한문제에서 여러 가지 노력들을 해왔는데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북일 관계 전개는 상당기간 유보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납치자 문제를 진전시켜야 하는 숙제 때문에 일본이 언제까지 북일대화를 미룰 것 같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북한 핵실험은 일본의 입장에서는 중국을 어떻게 한미일 공조 속에 끌어들일 것인가 하는데 이용하는 쪽으로 노력을 기울일 것 같습니다. 

 


-조한범 : 중국 입장에서 어떻게 행동할까 이런 부분에 있어 하실 말씀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신상진 : 북핵 실험 후에 미일 협력관계가 강화되고 있고 한반도에까지 사드 무기를 배치시킬 수 있는 구실을 제공해주는 상황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북한 핵실험 실시에 대해 중국도 반대하고 강력한 제재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근데 중국으로서는 강력한 압박 조치를 취할 경우에는 북한 정권이 붕괴될 수도 있고,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우려합니다. 그 대가는 어떻게 보면 대부분 중국이 짊어져야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죠. 압록강과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중국의 군대와 미국의 군대가 맞닥뜨리게 되어 중국의 안보에 위협이 될 수도 있고, 수백만 명의 난민이 중국으로 흘러 들어오는 부담을 안아야 하는 상황이죠. 그래서 제재와 압박은 적절한 수준에 또 합당한 수준에 그치는 것이 중국의 국익에 바람직하다는 판단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재와 압박이 북한을 굴복시키고 항복시키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되고, 북한을 6자회담으로 되돌아오도록 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조성하고 대화를 통해서 푸는 수단이 되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북한이 사용하는 원유의 90퍼센트  를 중국이 제공하고 있는데, 중국이 이 파이프라인을 잠글 것인가 라는 문제죠. 과거에 몇 차례 일시적으로 잠근 적이 있는데 그런 조치까지 중국이 취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문제는 ‘미국과 한국이 문제를 만들어 놓고 그 부담을 중국 혼자 지라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 지금 중국이 생각하는 전략적인 판단인 것 같습니다. 

 

-조한범 : 근데 또 뭐가 있냐면 북한의 해외노동자들이 송금하는 송금액과 밀무역, 즉 북중교역 두 가지를 잠그면, 다시 말해 북한의 노동자를 중국에서 추방하거나 세관을 강화하면 사실은 북한의 숨통이 조이는 거죠. 근데 이 조치는 단기간에 끝났답니다. 한 번 맛은 보여 준거죠. 미국은 느긋한 것 같고 일본도 향후 대외 정책방향의 새로운 기회로 보고 있는데 이 상황에서 아베정권의 우선적인 관심은 무엇으로 보이십니까?

 

▲남기정 : 미국이 원래부터 의도했던 비확산 레짐의 유지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둔다고 한다면 이번 핵 실험은 아픔으로 다가오겠죠. 그렇지만 미국이 거기까지 요구하는 것은 이제 안할 거 같다는 거죠. 미국은 핵을 용인할 수는 없다는 척하면서 현 상황을 유지하며 오히려 주변상황을 정리하는데 활용할 가능성이 있고, 일본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지금 상황에서 일본은 중국을 바라보는 외교를 하기 때문에 꽃놀이패를 가지고 있는 거죠. 그러니까 중국이 한미일이 중심이 되는 대북압박이나 제재조치에 참여해주면 좋은 거고, 그게 아니라 한미일 공조에 반발해서 북중관계를 굳히는 것으로 가게 되면 미일동맹이 더 강고해져서 미일동맹을 중심으로 동아시아 질서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점에서 또 얻을 수 있는 게 있습니다. 더 부수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한미일 쪽으로 중국이 다가와서 북한이 고립되면, 일본 문을 두드릴 가능성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일본에게는 어떻게 되더라도 불리함이 없다는 판단인 것 같고요. 어떤 의미에서는 북한을 압박해서 완전히 핵을 포기하게 하려는 위험을 부담하지 않고 일본이 유리하게 활용해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겠죠. 

 

-조한범 : 이번에 마침 한미일 차관급 회담이 열렸습니다. 북핵 대응을 얘기하다가 뜬금없이 남중국해 이야기가 나왔어요. 미국과 일본이 우리한테 남중국해 질서를 지켜야한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센가쿠 열도 중일 분쟁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렇게 우리를 궁지에 몰아넣었는데 사실 이게 미국의 본심인가 싶거든요. 

 

▲신상진 : 기본적으로 미국은 북핵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다고 봅니다. 전략적 인내와 무시 전략입니다. 미국이 북핵을 다루는 실질 수단도 갖고 있지 않다고 봅니다. 핵 시설에 대해 미국이 폭격한다면 한반도 미군 기지와 서울이 공격받을 수 있어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러면 정권 붕괴를  시도하려고 해도 미국과 중국이 서로 전략적으로 불신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중국에게 북한정권 붕괴까지를 염두에 둔 제재를 요청하기도 어렵습니다. 세 번째로는 대화의 방법이 있는데 북한에 대한 불신이 너무나도 높기 때문에 어렵습니다. 오바마는 재임기간도 얼마 남지 않았고, IS격퇴문제라든지 이란 문제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시아지역에서는 북한보다 남중국해의 제해권을 계속 장악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이익이라고 보는 거 같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북핵 포기를 유도하는 과정에서 미국에만 의존하고 한미일 동맹을 통해서만 다루는 해법은 바람직하지 않은 단계라고 봅니다. 

 

▲남기정 : 북한 핵문제가 새로운 일본의 안보정책의 변화를 이끌어 가는 단계도 지났다고 봅니다. 오히려 남중국해에서 중국과의 잠재적 갈등을 조율하는데 필요한 조치는 이미 작년에 취해진 안보법제들인 거거든요. 이른바 그레이존이라고 하는데요. 전쟁도 아닌 그러나 평시도 아닌 상황에서 미일동맹이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싶었는데 그것이 확인이 되면서 자신감을 갖고 중국을 압박해 가겠죠. 거기에 미국은 뒤에서 지원해주고 있는 모습으로 전개되고요. 그러니까 우리는 일본의 우경화나 군사대국화라는 관점보다는 대두하는 중국에 대해 일본이 어떻게 대응하려 하느냐 하는 군사전략적인 측면에서의 대응을 차분하게 보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지만 한반도 문제의 대응에 대한 해답이 나오지 이데올로기적으로 일본이 군사대국화에 모든 걸 이용한다고 해석해버리면 사실 정밀한 전략이 나오기 어렵습니다. 중일관계의 미묘한 변화들이 기저에 깔려있다는 것을 전제로 일본을 보고 한반도 문제를 보고 중국을 보고 이런 동아시아 외교를 전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한범 : 4차 핵실험에 숨은 그림이 몇 가지가 더 있습니다. 첫 번째는 대북포용정책이 북한 핵실험의 화를 키웠다는 맹신이죠. 북한이 핵실험을 4번을 했는데 3번을 보수정권에서 했습니다. 보수정권의 책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북핵실험은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았다는 겁니다. 안보문제는 보수가 우선이라고 하지만 보수정권에서 더 악화되었습니다. 이게 첫 번째 착각이고요. 두 번째는 지금까지 북핵문제 해결은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국제협력구도에 맡겼는데 결국 사태만 악화시켰다는 거죠.

 

세 번째는 이번에 B52이라는 비행기 온 거 보셨죠? 왜 B52가 낮게 떠서 왔다갔느냐. 누구보라고? 우리보라고 한 거지 북한사람 보라고 한 게 아니에요. 너희는 우리가 지켜줄 테니까 핵무장 하지 마. 안 해도 돼 하는 말입니다. 이 숨은 그림을 결합을 해보면 결국 불안정한 샌프란시스코 체제 이후에 해소되지 않은 국제적 패권 갈등구도가 결과적으로 남북한의 생존에 위협을 초래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을 만들고 있다고 봅니다.  

 

▲남기정 : 많은 점에서 동의를 하고, 그럴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다만 우리 입장에서 그래도 가능성이 있는 미래를 보기위해서는 다른 시각도 필요한 거 같아요. 물론 미국이 우리보다 군사적으로 압도적인 힘을 갖고 동아시아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나라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미국이 단독으로 헤게모니를 쥘 수 있는 상황은 이제 아니라는 것도 현실인거 같습니다. 동아시아에서는 어떤 한 나라도 과거처럼 단독으로 좌지우지 할 수 없다는 게 앞으로 이삼십 년간의 우리의 현실일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지금 당장은 미중이지만 언제 일본이 끼어들지 모르겠습니다. 따라서 그 틈새에서 우리가 어떻게 한반도를 운영해 갈 것인가 하는 긍정적 가능성을 열어두면 좋겠습니다.

 

<질의응답>

-조한범: 청중의 질문 받겠습니다. 질문을 모아 받고 답변은 한꺼번에 드리겠습니다.

 

질문1 : 이제 우리의 경제성장 동력은 거의 남아있지 않은 상황에서 후손들에게 좀 더 나은 세상을 남겨주기 위해서는 통일이 시급합니다. 그런 인식하에 북한의 비핵화를 이루지 못한 상황에서 통일한다는 것을 주변국이 어떻게 볼 것인가 의문입니다. 

 

질문2 : 핵도 핵이지만 (저는) 평택 근처에 살고 있는데 세균전에 대한 대비라든가, 미국의 경우 세균전을 이용해서 어떤 것을 바라고 있는 것인지 말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질문3 : 좋은 핵이 있고 나쁜 핵이 있는지 궁금하고요. 핵폭탄 하나만 터져도 난리 나는 한반도인데 3차 핵실험까지는 문제가 안되었던건지, 북핵 자체보다는 대응이 오히려 문제가 아닌지 궁금합니다. 또 문제를 해결한다고 했을 때 6자회담에서 해법이 가능할지가 궁금합니다.

 

질문4 : 부시 대통령이 ‘악의 축’으로 리비아, 이란, 쿠바, 북한을 언급했었습니다. 근데 미국이 북한만 빼놓고 다 국교를 회복했습니다. 북한이 왜 거기서 빠졌을까. 핵 때문인지 아니면 지정학적으로 중국의 옆에 붙어서인지 어떤 이유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조한범: 두 분이 대답을 하시면서 마지막 멘트까지 해주십시오.

 

▲남기정 : 이란의 사례를 말씀드리자면 우리 언론에서 대북제재의 한 10배를 했기 때문에 이란이 그렇게 되었다고 하지만, 이면에는 이란 체제를 인정해 줬다는 것이 있습니다. 이란 사례를 북한에 적용한다면 북한을 실체로 인정하고 대화를 시도하려는 것까지도 미국은 고려해야 하겠죠. 반면에 북한의 경우에는 이란의 사례보다 오히려 리비아 사례에 더 신경 쓰고 있습니다. 리비아가 핵을 놓자마자 나토가 들어가서 초토화시키는 것을 봤는데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 있겠냐는 거죠. 

 

세균전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한미관계에서 투명성을 제고하는 노력들이 이뤄져야겠다. 즉 미군 기지에 대한 경계라든지 감독이라든지 시민 사회의 노력과 외교적 노력이 아울러 이루어져 미군기지 운영의 투명도를 서서히 높여가야 한다고 봅니다. 한편 북한이 핵과 경제의 병진노선을 가겠다는 건데 우리 대응도 단기적으로는 병진노선으로 가야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즉 핵 개발하는 것에 대해서는 계속 용인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고요. 북한이 핵 위협 수준을 높일 때마다 그에 대한 대응은 군사합리적인 수준에서 하면서 북한이 경제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할 때는 지원하는 병진노선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시장경제를 도입하려 한다면 이러한 시도를 도와주면서 결과적으로 핵이 쓸모없다는 것을 이해시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또한 핵 개발에 대한 대응책으로서는 사드라는 하드웨어 보다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같은 소프트웨어를 낮은 수준으로 제도화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봅니다. 사실 GSOMIA는 다른 나라하고 이미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게 무슨 군사동맹도 아니고 일본이 한반도에 진출해 들어오기 위해 설치하는 밧줄 같은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데올로기적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반면 일본에게도 대북관계 개선을 통해 북한의 개방을 유도하게 하는, 이러한 투트랙 전략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꿈을 꿀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이렇게 해도 안 되고 저렇게 해봐도 안 되었는데, 제가 볼 때는 정책 그 자체가 진동 폭이 커서 그런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진보나 보수가 색깔을 가지고 통일론이나 대북정책을 이야기하지 말고 정책론으로 진검승부를 하면 서로 수렴하는 부분도 있을 거란 생각입니다. 그래서 드리고 싶은 말씀은, 북한도 그렇고 일본도 그렇고 주변의 대부분의 나라들이 상당히 장기적인 전략을 가지고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한국도 제대로 된 장기 전략을 만들어 가면 좋겠습니다. 그러한 전략을 만들어가는 과정엔 여야 없이 진보 보수 없이 다 들어오고. 행정부도 통일 외교 국방만이 아니라 예컨대 건교부도 들어오고 농림부, 여가부도 들어오고 그래가지고 굉장히 다차원적인 폭 넓은 그림을 만들어서, 단기적인 우여곡절에 구애받지 말고, 북한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관계없이 우리는 우리대로 하나씩 이행해나간다는 확고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추진해가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하면서 동아시아에서 바람직한 미래 전망과 관련한 이슈를 스스로 만들어내고 아젠다를 선점하는 국가로 나아가면, 앞서 말한 그런 통일의 장기적 비전에 입각해서 지속가능한 대북정책을 전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신상진 : 주변국이 핵을 가진 한반도 통일을 지지할 것인가는 사실은 우리 주도로 북한을 품으로 껴안는 그런 방식에 대한 거겠죠. 그럼 가장 큰 협력을 얻어야 할 나라는 중국인데 남쪽에 핵이 있더라도 중국이 지지해 줄 리 없다고 봅니다. 그런 측면에서 좋은 핵무기라는 것은 없다고 말씀드립니다. ‘악의 축’이라고 규정했던 북한과 미국이 수교하는 것은 어렵다고 봅니다. 첫째는 북한이 핵을 포기해야만 가능한데 그런 측면에서 어려울 것 같고, 북한이 핵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북한의 인권문제가 남아있고 그런 측면이 있고, 북한과 미국이 관계를 정상화하려면 미국과 중국이 한반도 문제를 놓고 불신이 해소되어야 한다는 게 있죠. 그래서 북미관계 정상화는 요원하다고 봅니다. 

 


양안관계를 보면 중국은 대만의 지도부 교체에도 불구하고 대만에 대한 포용정책을 지속적으로 해왔습니다. 양안간의 교류와 경협이 이뤄지면서 중국과 대만의 통합이 가능해지고 있는 국면이라는 반면에 우리는 정부 교체에 따라서 정책을 변경시켜왔다는 것이죠. 일관성이 없었으며 박 대통령 집권 이후에도 말로는 ‘통일대박’을 이야기했으나 실제는 그런 모습을 행동으로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통일문제에 한 발짝도 진전하지 못하고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북핵문제는 진보든 보수든 모두 책임이 있다고 했는데, 일관성을 가지고 장기적인 호흡을 가지고 북한을 다루고 북한 핵문제를 다루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조한범 : 이제 분단 70년이고 이러다가 곧 100년이 됩니다. 100년이면 이미 다른 나라예요. 그래서 사실은 북한핵보다 무서운 건 우리가 분단에 익숙해지고 있다는 거죠. 그런 면에서 봤을 때 우리가 항상 깨어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러분의 깨어있는 정신이 모이면 희망이 됩니다.
 

 


Viewing all articles
Browse latest Browse all 285462

Trending Articles



<script src="https://jsc.adskeeper.com/r/s/rssing.com.1596347.js" async> </script>